[뉴스워치=강민수 기자] 국내 최초의 발달지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쉬운 대선 공약집이 제작됐다. 참정권이 있지만 주체적으로 선거에 참여하기 힘든 성인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글 공약집은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21만여 명이다. 이 중 73%인 15만 3천여 명이 투표권이 있는 성인 지적장애, 발달장애인이다.

지적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이 지금의 선거 공약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특히 현재의 사회적 상황과 전문용어를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문해력이 없다면 주체적인 투표가 힘든 상황이다.

일견에서는 성인발달장애인의 선택이 아니라 보호자를 따라 수동적으로 투표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선거 때 마다 대두하는 이러한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문제를 민간에서 해결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발달장애인 전문 콘텐츠 기관인 피치마켓은 19대 대선 후보가 제출한 10대 공약을 바탕으로 발달장애인이 읽을 수 있도록 쉽게 만든 공약집을 무료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피치마켓은 발달장애인의 정보 평등을 위해 청년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단체다. 연구와 당사자 감수를 통해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읽는 문학 도서를 출판하고, 공공기관 및 기업과 협력해 발달장애인의 정보 평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 왔다.

피치마켓의 쉬운 글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작된 공약집은 5명의 대선 후보가 제출한 공약을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문장과 어휘로 번안하고 총 70여 개의 삽화로 내용을 설명한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제작하여, 발달장애인들이 공약만을 보고 정당한 투표를 할 수 있게 했다.

제작된 전자책은 피치마켓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한편 피치마켓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글 대선 공약집을 책자로 제작하여 컴퓨터를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도 배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직선거법 제93조에 따라 책자 배포는 위법의 여지가 있어 불가능하게 되었다.

피치마켓 함의영 대표는 현재 마련된 법안을 존중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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