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박선지 기자] 성폭력, 가정폭력 등 ‘여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이하 여성 안전마을)’이 올해 구별 1개소씩 25개 전 자치구로 확대 운영된다.

시는 2013년도 전국 최초로 여성 안전마을 14곳을 선정·운영했으며, 2014년도에는 19곳을 운영했다.

‘여성 안전마을’은 주민 힘으로 위험지역 모니터링부터 환경개선, 순찰활동을 펼치며 안전한 마을을 조성하고 시는 이를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대상지별로 800만원씩 총 2억 원 지원한다.

슬럼화 돼 가는 구도심, 빈집들이 있는 재개발 지역 등 여성들에게 취약한 지역의 주민, NGO, 마을 내 경찰, 구청 등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사업의 주축이 된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금천구, 성동구, 종로구, 동대문구, 노원구에 ‘우리동네 CPTED’라는 개념을 도입, 적은 예산으로 여성 안전 환경 조성에 꼭 필요한 범죄예방환경을 조성한다.

지역 주민, 자원봉사자 모니터링을 통해 ▴사각지대 보조거울 ▴반사 미러시트 ▴특수형광염료 도포 ▴태양광 램프 ▴벽화조성의 5대 요소를 지역 상황에 맞춰 설치하고 정기적 주민 순찰활동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내용이다.

금천구 독산1동의 경우 조밀하게 지어진 노후화된 다세대 주택에 좁고 어두운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는 구도심 지역임을 감안, 특수형광염료 도포로 범죄를 예방하고, 태양광 램프를 통해 골목길을 환하게 밝혀 기존의 어둡고 위험한 이미지를 벗고 여성안심 골목길로 거듭난다.

15곳은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 4곳은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로 조성된다. 1곳은 싱글여성 밀집지역(관악구), 1곳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중랑구)이다. 2곳은 범죄 취약지역 보안장치를 지원하고, 2곳은 호신술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25개 여성 안전마을 대상지 대부분은 자치구가 단체·주민과 함께 위험지역을 모니터링 해 선정한 곳들이어서 실효성을 더했다.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금천구, 성동구, 양천구 등 총 15곳에서 추진된다.

‘성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주민이 폭력 감수성 교육을 통해 ‘마을 살피미’가 돼 마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취약지역 환경개선 및 마을 순찰 등을 통해 성폭력을 예방하는 마을이다.

학교 밀집지역인 양천구의 한 지역. 아이들은 많이 다니지만 어둡고 낙후된 골목길 600m가 신원중학교 학생들과 주민 참여 속에 벽화가 있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책’을 매개로 한 심야북까페, 마을 책장터 등의 주민모임이 형성돼 사람감시망이 보다 촘촘해질 계획이다.

동작구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동네한바퀴’ 활동가 교육을 통해 마을 활동가를 양성하고, 3인 1조로 구성된 ‘동네한바퀴 마을 순찰대’를 통해 마을 주민의 힘으로 안전마을 만들기를 추진한다.

서대문구, 동대문구는 지역 내 학생, 주민들과 함께 벽화조성을 하는 등 여성 안전 환경을 조성할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주민 참여 커뮤니티를 통해 지속적으로 안전 환경을 유지하고, 주민 순찰을 통해 주민 감시망을 형성하고자 한다.

‘가정폭력 없는 안전마을’은 강서구, 도봉구 등 4곳에서 추진된다.

마을 내 가정폭력 문제를 ‘집안 일’, ‘남의 집 일’ 이라고 인식하는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임을 알리고, 소통·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가정폭력을 예방하는 마을이다.

강서구 ‘강서양천가정폭력상담소’는 마을 주민, 지구대, 구청, NGO 등의 네트워크를 통해 주민 누구나 주변의 폭력을 쉽게 알아채고, 또 피해 여성은 어디에나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움직이는 안전마을’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초구는 가정 내 폭력을 가장 빨리 알아채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과 상담연계, 사후관리까지 하는 ‘폭력 제로 스쿨’을 모델화할 계획이다. 학교를 기점으로 한 폭력 없는 마을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2개 중학교를 지정한다.

관악구, 중랑구 2개 지역은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이나 유흥업소 밀집지역 등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여성 안전마을로 구성·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신림역, 서울대입구역을 중심으로 여성 1인가구가 밀집해 있는 관악구의 경우 여성 1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고 여성 마을 리더 아카데미 운영, 행운동 안심지도 제작 등을 추진한다.

중랑구에선 다가구 주택 등 거주 지역 주변에 게임방, 주점 등 유흥업소가 많지만 상담소가 부재하다는 점을 감안, 지역 주민들을 성폭력 예방교육 강사로 양성한다. 마을 주민들에게 폭력에 대한 감수성을 높여 여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강북구, 강남구 2개 지역은 여성 1인 가구, 저소득 한부모 가구에 필수적인 보안장치를 지원해 외부 침입을 통한 성폭력을 예방한다.

강북구는 여성 1인 가구 40세대에 창문 보안장치를 설치·지원하고, 강남구는 저소득 한부모가정 850세대에 창문알림 경보기를 지원해 다세대 가구 등 범죄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여성 안전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성범죄가 발생한 지역 3,719곳을 분석한 결과, 대도시 구도심의 성범죄율이 특히 높게 나타났는데,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은 어둡고 좁은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소규모 다세대, 다가구 주택은 범죄에 대한 감시가 어려워 결국 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형사정책연구원, ’15.3).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여성폭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만큼 공공의 노력만이 아닌 전 사회적인 관심과 협조 속에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 아래 이번 사업을 확대하게 됐다”며 “여성안전마을은 주민들의 참여로 진행되는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외부적인 환경개선 뿐 아니라 내부적인 주민 참여로 더 큰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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