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친환경’ 물결 속에 내년 신형 전기차 대거 시장 경쟁 돌입
국내 전기차 판매량 ‘세계 7위’…내년 韓 EV 시장 ‘춘추전국시대’ 전망
현대차 ‘아이오닉 6‘, 기아 ‘니로’,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등 선점 경쟁
아우디 ‘Q4 e트론’, 메르세데스 벤츠 ‘EQS’, BMW ‘i4’ 등 수입차 도전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자동차 관련 전시회인 ‘2021 서울모빌리티쇼(Seoul Mobility Show·구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기아가 전세계 최초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전용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 모델 ‘신형 니로’와 ‘니로 EV’를 공개했다. /사진=최양수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자동차 관련 전시회인 ‘2021 서울모빌리티쇼(Seoul Mobility Show·구 서울모터쇼)’에 참가한 기아가 전세계 최초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전용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 모델 ‘신형 니로’와 ‘니로 EV’를 공개했다. /사진=최양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2022년 검은호랑이 띠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에는 국내 전기자동차(EV·Electric Vehicle)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 신형 전기차 20여종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한국의 EV 시장은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친환경이 이슈인 가운데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미 전세계는 이산화탄소(CO₂)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과 관련해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은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도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내연기관차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으며 이를 대신해 친환경차의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기차는 미래 모빌리티(mobility)로 각광을 받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시대가 활짝 꽃피고 있는 중이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운영과 관련해 혁신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선언에서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오는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25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만들며 2030년부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를 전면 중단한다고 공개했다. 이미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주요 8개국의 올해 1~3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301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1% 성장했다.

올해 테슬라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르노닛산 등이 공격적 전기차 판매에 나선 가운데 상하이차, BTD, 장성차 등 중국 브랜드들이 자국 내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에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는 내년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이 20%를 웃돌 것으로 분석했다. 전기차 침투율이란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신차가 5대 팔리면 그 중 1대는 전기차라는 의미다.

다가올 새해에는 국내 시장에 신형 전기차 모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내년에 국내 출시 예정인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신형 전기차종만 무려 2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내년 국내시장에는 올해보다 3배 많은 신차 출시로 급증하는 국내 전기차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출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국내 전기차 시장을 노리는 이유로 가파른 성장세에 따른 시장성에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7만16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만6268대) 대비 96% 급증했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세계 7위 규모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한 단계 올라섰다. 특히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중 전기차 비율은 5.5%로 유럽을 제외한 국가 중 중국(9.4%) 다음으로 높다.
또 정부 보조금과 세제 혜택 등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으며 전기차 충전소가 전국 주유소 개수 대비 80% 넘게 설치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이 대중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전기차에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차다. 현대차의 차세대 전용 전기차 전략모델 아이오닉(IONIQ)은 그동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 모델 위주였다면 내년에는 아이오닉 브랜드 최초로 세단 모델첫 세단이자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6(IONIQ6)를 비롯해 파생형 전기차인 코나EV 후속모델, 세단과 SUV 사이의 외관을 가진 캐스퍼급 경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Crossover Utility Vehicle) 전기차, 스타리아급 미니밴 전기차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 양산 준비를 위해 아산공장을 이달 말부터 내년 2월 초까지 휴업키로 하는 등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3~4월께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아이오닉6의 경우 73㎾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배터리 개선으로 인해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500㎞에 달하고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전면부 및 후면부 디자인까지 새롭게 단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오닉6의 경우 지난해 3월 공개된 콘셉트카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디자인됐다.

프로페시는 공기가 흐르듯 차량 앞에서 뒤까지 끊김 없이 ‘하나의 곡선’으로 이어지는 모습을 띤다. 아이오닉 6의 디자인은 일부 변동이 있겠지만 큰 틀에서는 콘셉트카를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는 내년에 신형 니로(하이브리드·전기차)와 하반기 전용 전기차 모델 EV6 GT를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내년 GV70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

EV6 GT는 기아에서 올해 처음으로 출시된 전기차 브랜드로 전용 플랫폼(전기차 전용 뼈대)을 적용해 만든 EV6의 고성능 버전이다. 최고출력 430㎾(584ps), 최대토크 740Nm(75.5kgf.m)에 이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h까지 도달하는 제로백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자동차 관련 전시회인 ‘2021 서울모빌리티쇼(Seoul Mobility Show·구 서울모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로 공개된 신형 니로는 기아의 전용 친환경 SUV로 1세대 출시 후 5년 만에 완전변경한 모델이다. 안정적이면서도 날렵한 외형을 갖췄다. 기아 디자인의 상징인 ‘타이거 페이스’를 후드에서 펜더까지 확장하고 C필러를 부메랑 모양의 발광다이오드(LED·Light-Emitting Diodes)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통합시켜 기존 니로와 차별화했다.

제네시스는 내년 GV70의 전동화 모델을 출시한다. 기존 내연기관 GV70의 장점인 안락함을 살리는 동시에 전기차 특유의 동력 성능과 각종 신기술로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참이다.

사륜구동만 있는 GV70 전동화 모델은 77.4kWh(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400㎞를 넘는다. 350㎾(킬로와트)급 초급속 충전으로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다.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내는 부스트 모드를 작동하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5초 만에 도달한다.

한국지엠(GM)과 르노삼성, 쌍용차도 내년에 벌어질 전기차 신차 경쟁에 뛰어들 태세다. 한국GM은 신형 볼트EV, 르노삼성은 XM3 하이브리드 모델, 쌍용차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을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쌍용차는 내년 1분기에 첫 순수전기차 SUV 코란도 이모션(e-모션)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미 쌍용차는 코란도 이모션을 독일, 영국 등 해외시장에 먼저 판매했으며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쌍용차는 코란도의 브랜드 가치를 계승했고 알루미늄 후드와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소개했다.

코란도 이모션은 LG에너지솔루션 리튬이온배터리(61.5kWh)를 장착, 1회 충전 시 최대 306㎞를 주행할 수 있다. 가격은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는 4000만원대 중후반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무쏘 후속으로 개발 중인 중형 SUV 전기차 J100(프로젝트명) 역시 이변이 없다면 내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J100은 최대 주행거리 500㎞를 넘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도 내년부터 대대적인 전기차 신차 공세에 나선다. 한국지엠은 배터리 결함 문제로 출시가 지연된 ‘신형 볼트 EV’와 ‘볼트 EUV’를 출시, 전기차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등 향후 4년 내 전기차 1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XM3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수입차들도 도전장을 내밀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갖췄다. 메스세데스-벤츠·BMW·아우디폭스바겐 등 독일 3사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신차를 줄줄이 공개한다.

메스세데스-벤츠는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고급 전기 세단인 신형 더 뉴 EQE와 더 뉴 EQS AMG, EQB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첫 모델로 최고 수준의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한 것으로 전해진다.

벤츠는 EQS 450플러스 AMG 라인을 먼저 선보이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 해당 모델은 107.8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고 완충 후 최대 478㎞(환경부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EQE는 1회 최대충전거리 660㎞다. E클래스급이지만 축거가 E클래스보다 180㎜ 길어졌다. EQB는 벤츠가 EQA에 이어 두 번째로 출시하는 컴팩트 전기 SUV로, 3열 시트를 추가해 7인승으로 확장할 수 있다. 66.5㎾h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시 419㎞을 주행할 수 있다.

BMW는 브랜드 첫 순수 전기 세단 쿠페인 ‘i4’를 내년 1분기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고성능 모델인 i4 M50은 최고 출력 544마력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5초 만에 도달한다. 1회 최대충전거리 429㎞다. 무게중심이 3시리즈에 비해 낮아져 쿠페 모델 특유의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 있다.

수입차 중 BMW가 2022년을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BMW는 지난달 총 4171대를 판매해 벤츠(3545대)를 제치고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올라섰다. 지난 10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입차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 BMW의 판매량이 2개월 연속 벤츠를 추월한 것은 2017년 11~12월 이후 처음이다. BMW코리아는 최근 출시한 순수 전기 SUV iX와 내년 출격할 i4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우디는 내년 상반기에 브랜드 첫 콤팩트 SUV인 ‘Q4 e-트론’을 출시하는 등 순수전기차 모델 최소 3종을 내놓는다. 아우디코리아는 가격을 6000만원 밑으로 책정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의 전기차가 보급형으로 나오면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4 e트론은 유럽 기준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최대 520㎞에 달한다.

폭스바겐 역시 상반기 첫 전기차 ‘ID.4’를 국내시장에 출시한다. 렉서스 역시 내년 순수 전기 모델 UX300e를 국내에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점차 확장세를 보이고 있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최근 미국과 중국이 전세계 공급망 주도권을 놓고 패권다툼을 벌이면서 전세계적인 니켈 공급 부족 및 배터리 원료인 마그네슘, 차량용 반도체에 필요한 희토류, 실리콘 등 원자재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전기차 값이 더 비싸질 수 있어 시장의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의 원자재 공급망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부분은 향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이어갈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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