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개발 적극적인 의사 피력…쇼핑몰·특급호텔·영화관 유치 예정
신세계그룹, 2015년 복합쇼핑몰 유치 실패 경험 ‘심기일전’
롯데그룹, 백화점·마트·아울렛 운영 中
개발, 소상공인과 마찰 일어나

[뉴스워치= 정호 기자] 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개발을 앞두고, 현대백화점·신세계·롯데 3그룹사의 방향성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6일 현대백화점그룹은 광주에 ‘더현대 광주’를 추진한다고 밝히며, 개발에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이를 위해 제시한 것은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특급호텔, 영화관과 기아타이거즈 홈구장인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다. 이를 종합한 미래형 문화체험 랜드마크를 향후 청사진으로 제시한 것이다.

한 차례 복합쇼핑몰 건립에서 좌절을 맛본 신세계그룹과 이미 아울렛·마트·창고형 할인매장을 광주 내에 유치한 롯데그룹 또한, 본격적인 사업계획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관건으로 개발 지역과 규모에서 많은 고민이 오가고 있다.

광주시 입장에서는 소상공인·시민단체·정치권의 반발로 복합쇼핑몰 유치 시도에 실패했다. 144만명의 인구수를 두고 손가락만 빨고 있던 셈이다. 그럼에도 전담팀을 꾸리는 등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정호 기자
더현대 서울 전경./사진=정호 기자

13일 광주시에 거주 중인 한 시민에 따르면 대체로 지역 주민들은 문화·레저 등을 겸비한 복합쇼핑몰 개발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이다. 특히 규모 면에서도 기대가 모이는 사안인 만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이 먼저 방향성을 공개하며 치고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부동산 개발 기업 휴먼스홀딩스제1차PFV와 2021년 한해 매출 8000억원을 넘긴 ‘더현대 서울’을 능가하는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제시했다. 광주광역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부지 약 31만㎡(약 9만평)를 개발할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일대를 쇼핑, 문화와 레저,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테마파크형 복합쇼핑몰로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현대백화점그룹은 더현대 광주를 현지 법인화 해 독립 경영할 계획인 것도 덧붙였다. 동시에 엔터테인먼트형 쇼핑몰, 국제 규모 특급호텔, 프리미엄 영화관,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와 연계한 ‘야구인의 거리’ 등을 ‘당근’으로 보탰다. 방직 산업 문화유산을 중심으로 한 ‘역사문화 공원’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CI./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 CI./사진=신세계그룹

2015년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에서 고배를 맛본 신세계그룹 또한 복합쇼핑몰 재유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광주신세계백화점이 위치한 서구 유스퀘어유스퀘어(버스터미널) 부지에 복합쇼핑몰과 특급호텔 건립을 추진했지만, 당시 지역 소상공인들에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무를 수밖에 없었다.

광주시 복합쇼핑몰 개발 계획은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적기다.  이 분위기에 힘입어 신세계그룹이 당시 매입했던 이마트 광주점 및 옆 주차 공간 부지를 활용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향후 개발 방향에 모든 역량을 쏟아낸다고 밝혔다.

앞선 실패경험 외에도 수익 측면에서 비옥한 토양을 갖추고 있는 점을 신세계그룹은 확인했다. 광주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995년 세워졌으며, 당시 향토 백화점들이 자리 잡은 가운데 대기업이 진출한 특이 사례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21년 9월 중순 신세계그룹은 광주신세계의 지분 52.08%를 인수하며 총 62.5%의 지분을 확보했다.

광주신세계백화점은 광주 지역 내 백화점 매출 1위를 차지할 만큼 고객 수에서도 높은 입지를 자랑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 1475억800만원, 영업이익 483억1000만원에서 2021년 매출액 1699억7200만원, 영업이익 609억9400만원을 달성하면서 이익적인 측면에서도 호조세다. 신세계그룹이 복합쇼핑몰 추진을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며, ‘그룹의 역량’을 다한다는 말을 곱씹게하는 이유다.

롯데백화점 광주점./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쳐
롯데백화점 광주점./사진=롯데백화점 홈페이지 캡쳐

롯데그룹은 이미 대형 유통매장을 운영 중이며, 복합쇼핑물 건립을 위해 개발 지역 선정부터 큰 규모의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 2곳, 롯데마트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진출한 사업지이기에 그 영역을 확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복합쇼핑몰 유치가 중대 사안인 만큼 그 핵심을 쥐고 있는 것은 역시 광주시다. 광주시는 문화관광체육실장, 도시계획과장, 도시계획과장 등으로 구성된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한다고 밝혔다. 민간자본의 투자, 행정의 신속한 인허가에 대한 토론을 이어갈 예정이다.

중점으로는 주변 소상공인들과 ‘상생’ 또한 면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지난 2015년 신세계그룹이 업무협약까지 이뤄냈지만, 거센 반발로 결국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재현하듯 현대백화점의 전남방직‧일신방직 개발 방향성을 두고 벌써 잡음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들로 이뤄진 시민대책위 즉, 전남·일신방직 부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는 지난 11일 “사업자가 도시계획 변경 협상제안서를 광주시에 제출하지도 않은 상태서, 전일방 부지 개발과 복합쇼핑몰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핑계로 마치 개발 계획이 확정된 것처럼 언론에 발표부터 한 것에 대하여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시점에서는 난항이 계속될 조짐이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