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회, 원자력발전을 기후 친화적인 녹색 투자로 분류
선제적 투자 확대, 청정 에너지 포트폴리오 전환 기반 부활 꿈꿔
세계 1위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 지분 투자, 3월 나스닥 입성
원자력발전 등 차세대 성장 축 부상, 미래사업 구조전환 파란불
SMR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선도기업 목표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두산중공업이 글로벌적인 원자력발전(원전)의 재조명으로 인해 부활을 꿈꾸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CO₂) 실질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과 관련해 온실가스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 달성 등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면서 친환경은 글로벌 핵심 키워드가 됐다.
문제는 친환경 이슈가 ‘탈(脫)원전’에 덮치면서 원전의 자리가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 흘러가게 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탄소중립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이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원전 설비를 공급하는 유일한 대기업인 두산중공업이 다시 비상의 날개짓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기존의 원자력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SMR)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를 확대, 청정에너지 포트폴리오 전환을 기반으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하고 화석연료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SMR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의 에너지 믹스 정책이 세계 각국에서 확산하는 추세다.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소형모듈원자로) 또는 Small Medium Reactor(중소형원자로)의 약어로써 전기 출력이 300MWe 이하인 소형 원전을 의미한다. SMR은 대형 원전보다 경제성은 떨어지지만 사고 시 방출되는 유해물질의 양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때문에 노후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SMR은 송전망이 충분하지 않거나 외딴 지역에 소규모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크기를 작게 하기 위해 대형 원전의 핵심 기기인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이 하나의 용기에 일체화된 원자로 모듈(module) 형태가 됐다.
출력 조절이 가능하도록 부하 추종 운전(load following) 설계가 돼 신재생에너지(풍력, 태양광)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한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carbon free) 백업(back-up) 전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원전에서 사고 발생 시 운전원의 별도 조작 없이 원전 안전성을 유지하는 피동형 설계가 반영돼 위험이 제거됐다. SMR은 건설 부지 면적이 적으므로 전세계적으로 노후 석탄 화력 발전소를 청정 에너지로 대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속가능한 녹색 분류체계(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 발전을 환경과 기후 친화적인 녹색 투자로 분류하기로 했다. 택소노미는 특정 경제활동이 친환경적이고 탄소중립에 이바지하는지 규정한 것으로, 일종의 녹색 금융 투자 기준이다.
EU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전력 수요를 원전으로 충족시키려면 2030년까지 기존 원전에만 약 68조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럽은 전력의 안정적 공급과 에너지 안보, 인플레이션 문제 등으로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SMR을 중심으로 원전을 다시 주목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SMR을 개발하고 원전 핵폐기물 관리 방식을 개선하는데 10억유로(약 1조3527억1000만원)를 투자하고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영국도 원전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롤스로이스와 함께 대대적으로 SMR 개발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네덜란드도 최근 50억유로(약 6조7635억5000만원)를 들여 원전 2기를 신설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원자력을 청정 에너지로 인정하고 원자력 발전 설비 개선과 기술 연구·개발(R&D·Research and Development)에 2000억달러(약 238조1000억원)를 투자하고 SMR 선점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끝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SMR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바탕으로 신성장사업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을 제안해 이슈가 됐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주요 국정 과제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SMR에 발 벗고 나섰다. 또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력을 지닌 한국과 해외원전수출 공동 협력을 제안하는 등 SMR은 한국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갈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 탐내는 SMR은 한국에서 9년 전에 개발됐지만 한국의 소형 원전은 글로벌 기술경쟁 무대에서 ‘잠자는 토끼’ 신세다. 2012년 SMR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도 수출은 고사하고 국내 기술실증 실적조차 전무(全無)한 상태다.
SMR은 기존의 대형원전보다 출력이 작은 발전된 원전으로 안전성을 강화했으며 CO₂ 배출이 태양광보다 적고 발전 비용이 저렴해 수소 생산과 지역 난방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국내에서 독보적인 원자력 기술을 가진 두산중공업도 원전이 탄소 감축 에너지원으로 급부상하면서 대형 원전 수주를 본격화하고 SMR 시장을 선점해 원전 명가로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체코와 폴란드, 인도 사우디 등에 대형 원전 수출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로부터 예상되는 대형 원전 수주금액은 2025년까지 8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1위 글로벌 SMR기업인 뉴스케일파워에 지분 투자를 해 북미와 유럽 등 SMR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뉴스케일파워 외 SMR 사업을 하는 곳은 영국 롤스로이스를 비롯해 캐나다와 프랑스 등 국가의 기업들이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올해 3월경 미국 나스닥에 상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유타주 전력청과 계약을 맺고 40억달러(약 4조7620억원) 규모의 SMR 발전소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뉴스케일의 제작 파트너사로서 5개 이상 프로젝트를 공급해 2027년까지 약 3조3000억원 규모의 주요 기자재 제작 및 설치 수주가 예상된다.
두산중공업은 SMR과 함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수소(H₂), 가스터빈을 4대 성장 축으로 삼고 친환경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산중공업의 친환경 신사업 비중은 현재 40% 수준에서 2025년 6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두산중공업은 신사업 진출의 토대가 되는 전통부문에 대한 강화도 함께 펼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중동 3개국 순방 중인 가운데 아랍에서 굿 뉴스가 전해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제조산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단조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우디 산업투자공사 두수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인 아람코개발회사와 주·단조 합작사(TWAIG Casting & Forging) 설립을 위한 주주 간 협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업체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두산중공업은 공장 건설과 기술 지원 등을 맡는 구조다.
<뉴스워치>에서 두산중공업 관계자에 문의한 결과 “현재 전세계적으로 원전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SMR은 새로운 신사업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SMR 건설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강화된 안정성을 바탕으로 주요 기자재 공급과 사업 참여로 SMR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더불어 뉴스케일파워에 선제적 지분 투자 및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R&D를 진행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관련기사
- [탄소중립 기획특집㉑ - 두산그룹]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시장 선점에 방점을 찍다
- [기자시각] 전기요금 인상, 탈원전 정책의 허상
- [기자시각] 신념과 현실의 괴리…탈원전을 말하며 적극적인 원자력발전소 세일즈를 펼치다
- 유럽서 다시 주목 받는 원전…한전 계열사도 원전 필요성 강조
- 탈원전 후폭풍, 다음 달부터 오른다…910만가구 전기료 인상
- 문재인 대통령, 마지막 순방 마무리…중동과 방산·친환경 등 경제 협력
- 잠자던 두산이 깨어난다…두산그룹, 반도체 사업 진출 선언
- 변화의 바람이 부는 두산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로 사명 변경
- ‘탈원전 백지화’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원전업계 기대감 상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