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핫이슈] 석탄발전 미세먼지 내년 43% 감축

산자부, 현행 전기요금 제도 개선 없이 "현실성 떨어진다" 지적도

2018-05-23     김정민 기자

환경운동연합,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등 사회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25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탈석탄국민행동 출범 및 신규 석탄발전소 백지화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정부가 내년 봄철 석탄발전 미세먼지를 최대 43% 감축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전체 석탄· 유류발전 68기 중 42기에 대해 출력을 80%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황함류량이 적은 저유황탄 연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은 23일 충남 당진화력발전소를 찾아 지역주민 및 지자체와 이같은 내용이 담긴 미세먼지 감축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백 장관은 기존 노후석탄 발전소의 봄철 가동중단과 조기 폐쇄 등 기존 대책과 함께 강도 높은 보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시·도지사가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석탄 및 중유발전의 발전을 제한하는 상환제약을 하반기부터 도입한다.

미세먼지가 안보보다 더 불안한 시대

정부가 이처럼 강도 높은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안 요인을  ‘안보’보다 ‘미세먼지’를 첫 손에 꼽을 정도로 심각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성인 3839명을 대상으로 각종 위험에 대한 불안 수준을 측정,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Ⅳ)’ 보고서에 따르면, 가장 높은 불안도를 기록한 항목은 ‘미세먼지 등과 같은 대기오염’이었다. 점수는 3.46점이었다.

대기오염 다음으로는 경기침체 및 저성장(3.38점),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3.31점), 수질오염(3.29점), 성인병·실업 및 빈곤(각 3.27점), 북한의 위협 및 북핵 문제·노후(각 3.26점) 순이었다. 불안점수가 낮은 항목은 홍수 및 태풍(2.63점), 지진 및 쓰나미(2.73점), 가족해체 및 약화(2.64점), 권력과 자본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2.84점) 등이 있었다.

예전에는 국민들이 안보 문제를 일상 생활의 가장 불안한 요소로 꼽았지만  이제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가장 불안 요소로 등장한 것이다.

석탄발전 미세먼지 저감 대책, 현실성은

문제는 과연 석탄발전을 줄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석탄발전량이 2016년 대비 지난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운동연합이 한국전력통계 속보를 통해 2016년 대비 지난해 석탄발전량 증가율이 무려 23.6%(4만5491GWh)에 달했다. 

같은 기간 원전 발전량은 8.5%(1만3748GWh) , 유류 발전량은 74.6% (2만7736GWh) 줄었다.

 이는 원전이 정기점검, 고장 등의 이유로 발전량이 줄었고, 유류 발전의 경우 지난해 국제유가가 전년대비 약 28% 올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고, 원전이나 유류 발전의 비중을 늘려야 하는 지난해 오히려 원전이나 유류 발전의 비중을 줄었다.

이는 현재와 같은 싼 전기요금 체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미서먼지 저감을 위해 소비자가 현재 보다 비싼 전기요금을 감내할 의향이 있다면 아마도 석탄발전의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현재 보다 비싼 전기요금을 감내할 의향이 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정책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이미 국정과제로 채택된 산업용 전기요금 현실화 등 전기요금 개편이 시급하다”며 “싼 전기요금만 고집해서는 에너지 전환도, 미세먼지 감소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렴한 전기요금을 고수하는 현재의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 아무리 석탄발전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내놓아도 현실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