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 중인 틸트로터 무인기 `TR-60`이 고흥항공센터에서 이륙하고 있다.

[뉴스워치=김대규 기자] 바람을 가르는 로터(프로펠러) 소리와 함께 틸트덕트형 무인항공기가 이륙한다. 아직 시제기 단계여서 ‘탯줄’로 불리는 안전줄에 매달려 제한된 공간을 비행한다.

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은 “기기 파손 우려가 있어 안전줄을 달았지만 개발 작업을 서둘러 곧 ‘탯줄’을 떼내고 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혁신을 이끌 대표적 융복합 산업으로 각광받는 무인기 개발 현장인 전남 고흥 항우연 항공센터를 지난 10일 찾았다. 고흥항공센터는 간이 활주로와 시험설비를 갖춰 각종 항공기 시연이 가능한 곳이다. 요즘은 첨단 무인기 개발이 한창이다.

틸트로터 기술이 적용된 고속 수직 이착륙 무인기부터 높은 고도에서 장기 체공이 가능한 전기동력 무인기, 험난한 지역에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틸트덕트형 수직 이착륙 소형 비행로봇까지 다양한 무인기가 이날 취재진에 선보였다.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 실용화 대상 모델 ‘TR-60’이다. 틸트로터는 헬리콥터처럼 로터를 이용해 수직 이륙한 후 비행 중 로터를 전면으로 90도 돌려 고속 비행하는 항공기다. 헬리콥터의 수직 이착륙과 날개가 고정된 일반 비행기의 고속 비행 모두 가능하다. 1950년대에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상용화된 사례는 없다. 먼저 개발하면 그만큼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항우연은 TR40·60·100 세가지 모델을 기반으로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오는 2021년 상용 틸트로터 무인기 양산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밟고 있다.

이날 현장설명회에서는 네스앤텍, 카스콤, 유콘시스템 등 국내 기업이 개발 중인 무인기가 함께 소개됐다. 군 작전, 농업 방제, 재난방재 등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무인기다. 항우연은 국내 기업 무인기 경쟁력 제고를 위해 보유 기술과 전문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주 본부장은 “선도적 기술 개발과 산업체 애로 해소로 세계 7위권인 우리나라 무인기 기술 수준을 4위권으로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