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이정우 기자] 식음료업계 마케팅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모델이다. 얼마나 인기가 있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모델을 기용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및 매출 향상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광고 모델에도 일종의 트렌드가 있다. 소주 광고는 젊은 여자 모델, 커피는 부드럽고 지적인 이미지의 모델, 주스는 상큼한 이미지의 모델 등 관행처럼 이어져 오는 유행이 있다.

또한, 여성 모델만 기용한다거나 남성 모델만 기용하는 등 브랜드 별로 일정한 이미지의 모델을 지속적으로 기용해 오면서 굳어진 관행도 있다. 이는 제품의 주 소비 타깃에게 가장 효율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이미지의 모델을 발탁하면서 생겨난 현상.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기존 관행을 벗어난 이색 모델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식음료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틀을 깨는 모델 발탁으로 다른 브랜드와는 차별화하면서, 브랜드 자체에도 신선한 이미지를 더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밀접하면서 경쟁사에선 사용하지 않는 유형의 모델들을 파격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스파클링 브랜드 '씨그램(Seagram's)'이 대표적인 예이다. 국내 탄산수 브랜드의 경우 젊은 여성들을 메인 타깃으로 탄산의 톡 쏘는 상쾌함을 강조하기 위해 상큼한 이미지의 여성 모델들을 주로 기용해왔다. 롯데칠성음료 ‘트레비’의 고준희와 한예슬, 일화 ‘초정탄산수’의 김유정 등이 대표적.

하지만 씨그램은 지난해 ‘세련된 도시남’ 이미지의 차승원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 함께 탄산수와 어울리는 톡 쏘는 매력을 함께 갖춰 씨그램의 ‘마지막까지 톡 쏘는 상쾌함’을 전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이 모델 발탁의 이유였다.

또한, 씨그램에서 추구하는 프리미엄한 이미지와 함께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 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씨그램 마니아로 알려져 씨그램과 가장 친숙한 연예인으로 인식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롯데제과 ‘가나 초콜릿’은 이미연∙원미경∙채시라∙혜리 등 당대의 여성 하이틴스타를 광고 모델로 발탁해오던 브랜드 관행을 깨고, 올해 42년 만에 처음으로 남성 배우인 박보검을 단독 모델로 발탁해 눈길을 끈다.

기존과는 다른 꽃미남의 가나 모델을 통해 10대 여성들의 꿈과 설렘을 주는 새로운 감성 아이콘으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현재 ‘박보검 효과’에 대해 기대를 표하며, 연간 500억원 수준의 가나 초콜릿 매출이 20% 이상 신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카-콜라사의 세계적인 주스 브랜드 미닛메이드도 올해 주스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남성적인 이미지의 배우 마동석을 모델로 발탁했다.

주스 브랜드가 대부분 상큼한 느낌의 여성 모델이나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성 모델을 활용해왔던 것과는 차별화된다. 최근 공개한 ‘미닛메이드 스파클링’ 광고에서는 ‘상큼하게 터져볼래’, ‘상큼함이 블링블링’ 카피를 통해 마동석의 남자다운 터프한 매력과 상큼한 반전매력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에게 유머러스하고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동아오츠카의 ‘오로나민C’는 방송인 전현무를 광고 모델로 한 익살스러운 광고로 화제가 되고 있는 브랜드다.

특히, 전현무와 CM송을 중심으로 한 깨방정 분위기의 광고는 기존 동아쏘시오그룹의 드링크브랜드의 CF가 따뜻하고 가족적인 분위기였던 것에서 벗어나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전현무는 2015년 광고 모델로 발탁된 이래로 특유의 익살스러움으로 CF 속 댄스를 소화해 수많은 패러디를 이끌어냈으며, 소비자 반응도 좋아 출시 첫 해 100억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00% 신장한 2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KGC인삼공사 정관장은 2015년 이래로 ‘홍삼정 에브리타임’의 전속 모델로 배우 조정석을 기용해오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기존에 주로 타깃 연령대가 높고, 제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신뢰감 있는 연령대의 배우들을 모델로 내세워 광고를 해왔다. 하지만 홍상점 에브리타임의 경우 조정석을 모델로 직장인들과 젊은 고객들에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결과 전체 구매고객 중 20~30대 고객 비중이 타 제품 보다 두 배 이상 높아 건강기능식품 소비 사각지대였던 젊은 층의 구매를 이끌어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화 되고 바이럴 영상 등 다양한 마케팅 방법이 개발되면서 이 제품군엔 이런 모델을 써야 한다는 등 모델 선정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고 있다”며, “특히 브랜드간 경쟁이 매우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브랜드가 추구하는 이미지에 적합하면서 기존 관행을 벗어나는 이색 모델을 발탁하는 사례가 점차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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