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퇴사 강요...직원들 불만 표출 잇달아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이 소셜커머스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이커머스에 주력하기로 했지만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쿠팡은 지난 2010년 국내 지역상품과 공동구매 형태의 소셜커머스 사업을 선보이면서 유통업계의 지각 변동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런데 그동안 자신을 성장시켜온 소셜커머스을 버리고 이커머스에 주력하기로 한 것이다.

소셜커머스 기반으로 시작한 쿠팡이 소셜커머스 사업에서 철수를 한 것은 의아한 일이다. 이에 대해 쿠팡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에부터 꾸준하게 준비해왔던 계획이라면서 소셜커머스 사업 철수는 새삼스런 일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동안 쿠팡의 수익성을 살펴볼 때 이번 모험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매출은 2014년 3484억원에서 2015년 1조 1337억원으로 빠르게 늘어났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그만큼 늘어나면서 지난해 5470억원을 기록했다.

즉, 수익성 면에서 쿠팡은 현재 적자의 기업이다. G마켓,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상품 중개업을 통해 2015년 거래액 12조원 수준에 영업이익 801억원을 벌어들였고, 올해는 거래액이 14조원 수준에 이를 전망을 보이는 것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이 소셜커머스를 버리고 이커머스로 완전히 주력한 것은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커머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배송이나 최저가 지향 정책 등으로 다른 유통업체들과 차별화를 하고 있다면서 나름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업체들도 쿠팡과 비슷한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하는 등 쿠팡의 경쟁력이 다소 약화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쿠팡이 자랑하는 로켓배송을 통해 나름 업계에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분석이 있다. 남들보다 빠른 배송과 물류직원의 정규직화가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남들보다 빠른 배송과 물류직원의 정규직화에 숨겨진 어두움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비정규직 직원들의 노고가 상당히 크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로 인해 퇴사율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이 업계의 이야기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기업정보서비스 홈페이지인 크레딧잡에서 쿠팡의 퇴사율이 공개됐는데 34%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당 홈페이지에서 쿠팡 관련 정보를 검색하려고 하면 ‘사용자 요청에 의해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라는 메시지만 뜰 뿐이다. 쿠팡의 요청에 의해 블록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쿠팡 관계자는 해당 업체의 퇴사율은 쿠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이 아니라면서 34%의 퇴사율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로켓배송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런 이유로 로켓배송이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평가를 뒤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소셜커머스 사업 철수로 인한 로컬 직원들의 진로 문제가 이슈로 대두됐다.

소셜커머스 사업을 접으면서 로컬사업 담당 직원들을 다른 업무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로컬 사업 정리가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지방에서 근무하는 로컬 사업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 2일 회의를 소집해 직원들에게 로컬 사업 지사 폐쇄 소식을 알렸다. 그러면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울 본사 근무와 퇴사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의향을 물었다. 그리고 9일까지 메일을 통해 결정 내용을 발송하고 계속 근무하기로 결정할 경우 15일까지 서울 본사로 출근하라고 공지했다고 한다.

본사에 근무할 경우 이사 지원금 200만원과 유급휴가 1주일을 부여하기로 했다. 퇴사할 경우 근속년수에 따라 2~6개월 월급 위로금과 퇴직금을 별도 지급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로컬사업 직원들은 회사가 사실상 자발적 퇴직을 강요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1주일 만에 결정을 하라는 것은 사실상 자발적 퇴직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같이 잡음이 발생하면서도 무리하게 이커머스 사업을 주력하는 이유는 그만큼 쿠팡이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빠른 배송과 물류직원의 정규직화가 이제 쿠팡을 발목잡고 있다. 물류센터 비용과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영업손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할인쿠폰 등 프로모션 행사도 줄어들었다. 더욱이 쿠팡의 직매입 모델을 너도나도 벤치마킹하고 있고, 더 진화하고 있다. 즉, 차별성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소셜커머스에서 이커머스 사업 전환은 모험이다. 하지만 그 모험이 결과물이 과연 좋을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쿠팡만의 장점으로 얼마나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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