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뉴스 영상 캡쳐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올해 상반기 채용시장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구직자는 늘어나는데 기업의 채용은 고민 중에 있거나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얼마 전까지 선호하던 대규모 채용을 줄이는 대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올해 채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간 특정 시기에 집중되던 기업들의 채용일정이 변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매년 3월이나 9월 채용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3월에는 29.21%, 9월에는 49.12%로 나타났다.

더욱이 7~8월은 28.57%, 12월은 33.33%로 나타나면서 채용의 비시즌이라고 할 수 있는 7~8월이나 12월에 채용을 늘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조사기업들에 한해서 채용 방식에 대한 설문에 12.10%의 기업만 ‘공채’를 선호했다. ‘소규모 수시채용’이 4680%를 기록했다.

물론 대기업은 정기채용 위주로 채용 전형을 진행하는 것이 42%로 나타나 아직까지 공채의 비중이 크다. 하지만 소규모 수시채용에 대해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앞으로 ‘공채’보다는 ‘수시채용’의 비중이 높아질 수도 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9일부터 22일까지 대기업 및 중견·중소기업 등 상장사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 등'에 대해 온라인 메일 설문 및 일대일 전화조사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를 정리, 분석한 것이다. 조사에 응한 918개 기업은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이다.

또한 조사대상 156개 대기업 중 67%가 채용을 확정지었고 미채용이 13.46%, 미정이 19.23%다. 채용 전망이 불분명한 대기업 비율은 32.69%라고 볼 수 있다.

인크루트는 올해 새로 창출될 일자리 수는 4만 5404개 정도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 중 대기업이 84.09%의 비율을 차지했는데, 전년 채용 규모에 비해 4.12% 줄어든 수치다.

삼성은 아직까지 채용 계획은 감감 무소식이다. 삼성은 당초 대졸(3급) 신입사원은 3월 중순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되고 5월 말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그러자면 지금부터 채용 공고가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까지 감감무소식이다.

현대차그룹, 롯데, LG그룹 등 대기업의 채용 소식이 아직까지 들려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반면 SK그룹은 16개 주력 관계사들을 중심으로 82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GS는 올해 전체 4000명으로 전년 대비 200명 늘릴 계획이다. GS는 임금피크제를 작년부터 시작해 청년 채용을 늘릴 예정이다.

LG그룹 역시 계열사별로 사업 구상과 수요 인력 등을 검토해 내달 내로 채용 규모와 시기를 결정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그룹사를 통해 총 45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한화그룹도 상반기 400~500명을 신규로 뽑는다.

이처럼 대기업의 채용 소식이 전혀 들리지 않는 이유는 아무래도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특검은 구속영장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도 박근혜 대통령의 대면조사가 끝난 직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여진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자사 소속 총수가 구속수사를 받느냐 아니냐의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채용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총수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어져야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채용 규모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헌재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으로서는 헌재 결정을 살펴봐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기각될 경우 올해 12월까지는 박근혜정부가 그대로 유지되는 셈이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이 불가피해진다.

다시 말하면 대기업으로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어져야 투자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데 정치적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상반기에 투자 규모를 제대로 잡지 못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올해 상반기 채용 규모에 대해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기업의 상당수는 올해 상반기 보다 올해 하반기에 채용 계획을 잡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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