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우리가 학교 다닐 때 항상 배웠던 말이 바로 ‘우리’와 ‘한겨레’ 그리고 ‘단군의 자손’이다. 우리는 단일민족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과연 단일민족인지 여부는 따져 봐야 할 문제다. 이런 가운데 울산과학기술원 게놈연구소가 두만강 위 러시아 극동지방의 ‘악마 문 동굴’에서 발견한 7천7백 년 전 동아시아인 유전체, 이른바 게놈을 해독해 슈퍼컴퓨터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현존하는 아시아인과 게놈 변이를 비교해 현대 한국인의 민족 기원을 계산해보니, 수천년간 북방계와 남방계 아시아인이 융합하면서 구성된 것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한국인의 뿌리는 유목생활을 하던 북방계보다는 정착농업을 하는 남방계 아시아인에게 더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우리가 단일민족이 아니라는 내용은 역사적 기록을 살펴봐도 얼마든지 알 수 있다. 단군신화의 경우에도 하늘에 있는 환웅이 땅에 내려와 쑥과 마늘을 먹은 곰이 변신한 여인과 함께 단군을 낳았다는 대목에서도 이민족과 토착민족의 융합이라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부여에서 남하한 주몽이 졸본부여에 살고 있던 소서노와 결혼을 해서 고구려를 탄생시킨 것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민족과 토착민족의 융합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서노가 주몽과 이별하면서 한반도 남쪽으로 남하해서 백제를 세우는 기록만 살펴봐도 만주지역에 살던 민족이 남쪽으로 내려와서 토착민족과 융합했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가야의 김수로왕 역시 인도의 여인 허황옥을 아내로 맞이하는 기록도 남아 있는 등 우리의 역사 기록에는 이민족과 토착민족의 융합을 통해 지금의 한국인을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한민족’ ‘한겨레’ ‘단군의 자손’이라고 교육을 받고 인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다른 민족 사람들에 대해 상당히 배타적인 것이 현실이다. 물론 과거에 비하면 현재 많이 나아진 편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한민족 사람이 아닐 경우에는 ‘다른 나라 사람’으로 인식하면서 경계를 하기도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 다문화 가정이 보편화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는 한겨레다. 단군의 자손이다’라면서 계속 배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 세상이 됐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융합, 민족과 민족의 융합은 보편적인 현상이 된지 오래다. 언제까지 ‘우리’라는 것에 갇혀 살아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이미 우리 사회에 다문화는 뿌리 깊게 들어와있다. 그렇다면 그들과 공존하면서 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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