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삼성그룹은 최악의 상황을 일단 모면한 모습이다.

삼성의 입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진실을 가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앞으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해 청탁이 없었고,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분명히 밝혀지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 영장심사 결과와 관계없이 의혹을 받게 된 것을 반성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단 삼성그룹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삼성그룹 총수가 창사 이래 최초로 구속되는 사태를 막았으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해서 뇌물죄 혐의가 완전히 벗겨진 것은 아니다. 앞으로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할 수도 있다. 또한 특검은 기소를 할 것으로 보여지면서 앞으로 법정에서 뇌물죄 혐의에 대한 법리다툼을 하게 됐다.

다시 말하면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혐의에 대해 아직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때문에 삼성그룹으로서는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일 새벽 이재용 부회장은 기각 소식을 듣자마자 서울구치소에서 향한 곳이 자택이 아닌 서울 서초사옥이다. 이는 앞으로의 일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를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재용 부회장으로서는 일단 그룹의 현안을 어느 정도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헐값 매각을 주장하는 소액 주주들의 집단소송으로 삐걱거리고 있는 미국 전장 기업 하만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다른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총수의 결단이 없다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시 말하면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상태가 되면 이에 대한 결단을 쉽게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문제는 미래전략실 해체 여부이다. 앞으로 법리 다툼을 더해야 하기 때문에 총수의 사실상 비서실이라고 할 수 있는 미래전략실이 당분간 해체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한 삼성그룹의 대외 신인도의 추락을 어떤 식으로 끌어올리냐는 것이다. 비록 구속영장이 기각됐다고 하지만 뇌물죄 혐의는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니다 때문에 법원의 판결에 따라 미국 해외부패방지법(FCPA) 등 해외에서 제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그룹으로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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