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이정우 기자] 이마트가 불경기로 어려운 선물세트 시장 돌파를 위해 지역특산물 모시기에 나섰다.

특정 지역 산물로 만든 제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른바 ‘지역 특화 상품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 이마트는 올해 처음으로 독도 새우 선물세트 등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국산 지역 선물세트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

이는 수입산 선물세트가 값이 저렴한 장점이 있긴 하지만 명절이라면역시 국산 선물세트가 명절 본래의 의미에 더욱 부합하고 이 가운데서도 지역성을 담은 희귀 선물세트가 명절에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마트는 올 설을 앞두고 6개월 전부터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품들이 많이 남아있다고 보고 전국을 찾아 다니며 우수한 희귀 프리미엄 상품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독도 새우 세트’와 ‘제주 흑한우 세트’다.

‘독도 새우 세트(20만원, 100세트 한정)’는 닭새우 750g, 꽃(도화)새우 750g으로 구성됐으며, 새우를 급속 냉동한 상품이다.

독도 새우는 포항부터 울릉도, 독도에 이르는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서식하며, 독도 주변에서 주로 어획된다 해 독도 새우라 이름이 붙여졌다.

정식 명칭이 ‘가시배새우’인 닭새우는 머리에 닭벼슬과 유사한 붉은 뿔 모양이 있다. ‘물렁가시붉은새우’가 본래 이름인 ‘꽃새우’는 울긋불긋한 꽃이 만개한 것 같은 빨간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맛은 탱글탱글한 식감에, 씹을 수록 살에서 달짝지근한 맛이 배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 독도 새우는 11월부터 3월까지 잡히며 12월이 맛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독도 새우는 독도, 울릉도 인근 해역에 분포량은 많은 편이지만 이 지역 날씨가 험해 조업일수가 많지 않아 어획량이 극히 적다.

가격도 일반 국내산 흰다리새우 대비 4~5배 비싼 편이다. 이 때문에 최고급 일식집이나 현지 횟집 등에서 알음알음 팔리는 귀한 새우다.

이마트는 독도라는 상징적인 존재가 갖는 요소를 살려 선물세트에 태극기(58*86cm)를 함께 넣어 판매한다.

이와 함께 이마트는 ‘피코크 제주 흑한우 한마리 세트(1+등급 6kg, 50세트 한정, 1백만원)’와 ‘피코크 명품브랜드 1++등급 횡성/제주 한우세트(6kg, 50세트 한정, 1백만원)’을 판매해 수입산 쇠고기에 맞서 국산 한우의 자존심을 세운다.

김영란 법 등으로 올해는 여러 유통업체에서 5만원 미만의 수입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지만, 이마트는 지역 특화된 고급 한우 수요도 충분히 있다고 판단해 올해는 다양한 지역 한우를 대대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것.

이 상품은 최고급 명품 한우로 정평이 난 제주 흑한우와 횡성 한우를 등심구이용/등심스테이크용/채끝/안심/부채살/치마살/업진살/갈비살 등 각 부위별로 각 600g씩 딱 먹기 좋은 크기로 진공포장을 해놓은 아이디어 상품이다.

선물을 받은 사람이 냉장실에 비교적 오랜 기간 보관하며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특히 최근 식품과 관광, 부동산 산업에 있어 청정지역 제주 프리미엄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제주에서만 기르는 토종 흑한우다.

흑한우는 백년 전만 해도 제주도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지만, 황소보다 작아 키우는 사람이 적다 보니 멸종 위기에 몰려 씨수소 200여 마리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80년대 무렵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이 제주 토종 흑한우는 꾸준한 복원 사업으로 이제는 사육 마릿수가 1천7백만 마리까지 늘어났다.

조선시대 왕에게 진상할 만큼 맛이 좋은데다, 몸에 해로운 포화지방산이 일반 한우보다 10% 가량 적다는게 알려지면서 식용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지고 종 복원과 함께 체계적인 사육이 이뤄지면서 이마트 선물세트로까지 등장해 전국으로 유통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이번 설에 이마트는 ‘제주도 프리미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주도의 청정이미지로 국내 소비자들이 제주도 상품을 선호하는 점을 고려해, 올해 처음으로 제주산 레드향과 한라봉, 우도 땅콩으로 겨울 디저트를 해먹을 수 있도록 ‘제주도 특산물(9만 9천원)’세트를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 선물용으로 ‘제주 한라산 표고버섯세트’와 ‘제주 흑돼지 햄 선물세트’를 선보여 완판했다.

PL(Private Label) 상품으로 선보인 제주산 참기름 역시 3개월 만에 5만병이 팔리면서 국산 참기름의 8.7배에 이르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 같은 특산물 선호 현상은 제주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나타난다.

기존에는 영광굴비, 횡성한우 등 유명세가 뚜렷한 산지에 선호도가 국한됐던 것을 넘어 최근에는 신안 비금도 시금치, 경북 청도군 한재 미나리, 신안 곱창돌김 등 다양한 상품으로 인기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마케팅 차원에서도 과거 단순히 '국내산'으로 표기했던 데에서 벗어나 이제는 상품 이름에 지역 산지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산지의 특화된 장점을 카탈로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감으로 유명한 상주 감껍질을 섞은 특허 사료로 키운 ‘국산의 힘 상주 한우 세트(35만원)’, 수심이 얕고 갯벌이 형성된 지대에서 자라 부드럽고 단맛이 도는 ‘개야도 재래김 세트(3만800원)’, 국내에서 신고배 물량이 가장 많은 천안 지역의 우수 배만을 엄선한 ‘피코크 천안 100년의 향기 배 세트(6만 5800원~7만 5800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마트 최훈학 마케팅운영팀장은 “최근 국내 여행에 대한 재조명과 미식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면서 지역 특산물이 구매를 결정하는 큰 요소가 됐다”며, “우리 나라는 산지마다 개성이 강한 농어산물들이 잘 발달되어 있는 만큼, 이마트는 아직까지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우수 산지를 발굴해 국산 선물세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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