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농담 아닌 농담으로 ‘내 월급 빼고 다 올랐다’라는 말이 있다. 요즘 주부들은 ‘마트 가기 겁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마트를 가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품이 한정돼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래도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품이 많았다. 때문에 장바구니는 나름 무거웠다. 하지만 최근 마트에서 1만원으로 살 수 있는 물품이 거의 없다.

문제는 최근 들어 서민 물가가 천정 모르고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물품이 바로 계란이다. AI 확산으로 인해 산란계 즉 알을 낳을 수 있는 닭이 살처분 되면서 계란 수급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고, 그로 인해 계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따라서 계란 가격이 치솟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몇 천원하던 계란 가격이 이제는 1만원 시대를 넘어서 2만원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정부는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관세를 철폐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계란을 항공기로 수입하는 비용이 더 크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다. 따라서 계란 수입 역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또한 산란계 수급이 안정화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계란 가격은 당분간 계속 치솟을 것으로 보여진다.

서민 물가로 계란 가격만 치솟은 것이 아니다. 식용유 가격 역시 치솟았다. 식용유에 사용되는 식용유 원유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을 하는데 지난해 아르헨티나에서 대두 작물의 생산 작황이 좋지 않았다. 이로 인해 대두 가격이 상승하면서 식용유 가격이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채소 가격의 상승 역시 무섭다. 한국소비자원이 대형마트·백화점·전통시장·편의점에서 판매하는 135개 품목(402개 상품)의 판매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배추(1통)는 1년 새 1223원이 오른 3489원이다. 54% 상승했다. 소고기 불고기(100g)도 7% 정도 올랐다. 1년 전 4667원에서 현재 4977원이다.

문제는 장바구니 물가의 상승이 공산품과 가공식품의 가격 상승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소주와 맥주 가격도 상승했다. 최근 술값은 평균 6% 상승했다. 새해 들어 공병 보증금이 오르면서 소주와 맥주 소매 가격이 반영된 것이다.

올해부터 소주나 맥주를 마신 뒤 빈병을 반납하면 돌려주는 보증금이 소주가 40원에서 100원, 맥주가 50원에서 130원 상승한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판매하던 맥주 500㎖ 한 병은 1330원에서 1410원으로 올랐다. 1140원대에 팔리던 소주 한 병의 가격도 1220원으로 올랐다.

롯데마트도 하이트 640㎖를 한 병에 1750원에서 1830원으로 올렸고, 처음처럼 소주 가격은 1130원에서 1190원으로 상승했다.

CU·GS25·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에서는 하이트맥주 500㎖가 1800원에서 1900원으로, 참이슬 소주가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최근 라면 가격도 상승했다. 지난달 20일 농심은 대표 제품의 권장소비자를 5.5% 올렸고, 코카콜라는 11월 콜라와 환타 등의 출고가를 평균 5%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공공요금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두 달 전 6% 인상됐는데 조만간 추가로 인상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1월 1일을 기점으로 상하수도 요금을 올린 지자체도 많이 있다.

기업들은 원가가 올랐기 때문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민들은 그로 인해 마트를 가기가 겁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식당의 밥값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민 물가가 상승함으로 인해 식당의 밥값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채소 가격의 상승, 계란 가격의 상승, 식용유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인해 식당의 물가도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가격이 상승한 것에 대해 ‘AI 확산’ ‘아르헨티나産 대두의 작황 실패’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내부적인 요인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등으로 인해 정국이 혼란한 틈을 노려서 물가가 일제히 상승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부의 물가 관리가 소홀해진 틈을 타서 기업들이 물가 상승의 대열에 합류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계청은 지난해 소비자 물가는 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출 비중이 높은 460개 품목에 금액별 가중치를 부여 산출했다. 그런데 물가지수 가중치 상위에 포함된 품목들을 살펴보면 기름값이나 학원비 등이 포함돼 있다. 기름값은 자동차를 소유한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품목이고, 학원비는 자녀를 둔 학부모에게만 해당되는 품목이다.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품목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것은 아니다. 때문에 통계청이 지난해 소비자 물가를 1% 상승했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때문에 물가지수 가중치에 적합한 물품을 포함시켜 물가를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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