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이정우 기자] 슈퍼모델들이 보일러 공장을 배경으로 패셔너블하고 멋드러진 화보를 촬영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주 SBS가 25주년을 맞아 슈퍼모델 선발대회에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접목한 ‘아임 슈퍼모델’ 첫 회에서 29명의 슈퍼모델 후보들이 보일러 공장의 패션화보 촬영으로 본선 진출을 가리고자 하는 첫 대결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트렌디하고 세련된 이미지로 기술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하는 치열한 경쟁을 선보이며 긴장감을 더했던 이날 방송은, 화보 촬영 장소로 자동화라인이 구축된 첨단 공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신선했다는 평가다.

이날 방송의 배경이 된 곳은 바로 보일러 기업인 경동나비엔이 건설한 서탄공장이었다. 이 회사의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로 설립된 서탄공장은 연간 200만대 생산이 가능한 최첨단 자동화 공장으로, 보일러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이다.

특히 최첨단 로봇응용시스템 및 부품 파트별 조립라인 자동화가 이뤄진 생산라인의 스마트하고 이지적인 느낌과, 친환경 고효율의 콘덴싱보일러 제품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자연과 기술이라는 다소 상반된 이미지를 절묘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특히 경동나비엔은 국내 보일러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대표 기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어, 국가대표급 모델을 선정하는 슈퍼모델의 취지와도 이색적인 시너지를 낳았다는 평가다.

경동나비엔은 2015년부터 온수매트 등 B2C 시장을 강화하면서 기존의 난방전문 기업에서, 에너지를 중심으로 생활 환경 전반에 쾌적함을 선사하는 글로벌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하고 있다.

올해 TV CF로는 콘덴싱보일러를 중심으로 친환경 가치소비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콘덴싱이 옳았다”, “Join the 콘덴싱” 편을 선보여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번 ‘아임 슈퍼모델’과의 콜라보레이션 역시, 이러한 친환경 마케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

경동나비엔의 사례처럼 딱딱한 제조업체나 수 십 년 된 장수기업,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올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 보다 젊은 층까지 타깃을 확대하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타깃 확대 마케팅을 가장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펼쳐 온 대표주자는 KT. 공공기관의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자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월 첫 포문을 연 ‘청춘氣UP 토크콘서트’는 매월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청춘들을 응원하기 위해 KT에서 진행한 행사다. 서울을 비롯해 울산, 광주 등 지방을 순회하며 10cm, 데이브레이크, 옥상달빛, 샘김 등 젊은 층이 좋아하는 유명인들이 출연해 높은 관심을 받았다.

KT는 또한 지난 27일 서강대학교에서 전국 대학생 대상 댄스배틀 대회 '댄스위드Y(Dance With Y)' 파이널 무대를 열기도 했다. 댄스계에서 잘 알려진 J블랙, 이루다, 하휘동이 현장 심사를 통해 우승팀을 가리고, 참가팀 무대 이외에도 심사위원인 하휘동, 이루다의 무대와 걸그룹 우주소녀의 축하 공연이 준비됐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미원은 “국물이 끝내줘요”라고 외치며 어머니의 맛을 강조하던 조미료 광고의 관습에 벗어나 지난 4월 젊은 층을 겨냥하는 코믹 광고를 만들기도 했다.

인기 장수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김희철이 올해 대세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노래 ‘픽미’를 패러디한 ‘픽미원’ 영상은 공개된 지 2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을 기록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코믹한 댄스와 함께 미원 한 꼬집을 넣으며 ‘픽 미원’을 외치는 영상은 중국에 커버 영상까지 등장하면서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환갑을 맞은 미원의 이미지를 젊은 층에 친근한 이미지로 변신시키고 있다.

이 밖에도 남성의 힘을 상징한다는 복분자에 대한 이미지에 따라 주로 터프한 이미지의 남자배우를 모델로 기용하던 보해양조는 올해 여름 여성미와 발랄함을 갖춘 걸스데이 유라를 모델로 전격 기용했다.

젊고 건강한 여성 모델을 통해 복분자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 피부미용 등의 효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함이다. 이와 함께, 인기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디오니소스를 패러디한 코믹 바이럴 영상을 제작해 90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젊은 층과 여성층을 공략하기 위한 적극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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