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청와대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이른바 ‘박근혜 편지’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세상에 공개됐다.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 비선을 통해 김정일에게 편지를 전달했다’는 제목으로 공개했다.

편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님께 드립니다. 지난 2002년(주체91년) 위원장님을 뵙고 말씀을 나눈 지 벌써 2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제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북측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이라는 내용이 들어있었다.

문제는 편지 곳곳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사용할 수 없는 단어가 곳곳에서 보였고, 김정일 위원장에게 ‘위원장님’이라는 호칭까지 사용하는 등 저자세를 볼 수 있었다.

이런 탓인지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게시판에는 ‘문재인이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라는 제목으로 마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처럼 공개가 됐다.

이 편지를 본 박사모 회원들은 “종북 추종자. 빨갱이” 등 격한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편지가 박근혜 대통령이 작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무색하게 됐다.

이처럼 진실은 하나이지만 그 진실을 어떤 식으로 가리느냐에 따라 사물을 보는 시각은 완전히 달라진다.

세월호 침몰 이후 우리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해 입에도 담기 힘든 말들을 쏟아냈다. “이제 그만하자” “도대체 언제까지 세월호 타령만 할 것이냐”라는 등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못을 박는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세월호 7시간이라는 진실은 가려지지 못했다. 결국 세월호 7시간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모습이다.

2년 전 문고리 3인방의 전횡 등의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때 “우리 대통령이 문고리 3인방에 휘둘릴 분이 아니다”라면서 문고리 3인방의 전횡을 파헤치는 사람들을 향해 ‘종북좌파’ 등의 비난을 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세력은 종북 빨갱이라고 매도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 나왔고, 결국 탄핵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이처럼 진실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데 우리는 진실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 그것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 이번 박근혜 편지 소동이라고 할 수 있다.

말대로 만약 저 편지가 야당 정치인이 쓴 편지였다고 한다면 ‘종북 빨갱이’라면서 매도를 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쓴 편지라는 것을 알면서 머쓱해진 상황을 보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진실이 무엇인지 이제는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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