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이정우 기자]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5주기를 맞아 ‘박태준 평전 – 세계 최고의 철강인(이하 박태준 평전)’의 완결판이 출간됐다.

박태준 명예회장 희수(喜壽)를 맞아 2004년 12월에 첫 출간된 ‘박태준 평전’은 일제강점기의 유년시절부터 포항제철의 성공신화, 정치입문에서부터 은퇴까지의 그의 일평생의 신념과 고민을 생생하게 담아냈었다.

특히 이 평전은 박 명예회장을 통해 세계 철강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 발전 방향 등을 조명하고 그의 삶의 이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역사와 이데올로기를 되돌아 볼 수 있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번에 박태준 명예회장 타계 5주기를 맞아 출간된 완결판은 2004년 첫 출간 직후부터 타계까지의 7년간 활동들과 어록들이 증보되고 일부 내용이 대폭 보완 됐다.

박 명예회장은 2005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일본에게는 ‘때늦은 용기’로 주변국들의 신뢰를 얻을 것을 한국에게는 ‘때맞은 용기’를 내어 국교정상화 이후의 시대를 재조명하고 미래를 구상하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중·일 3국의 경제, 문화, 지적 교류를 활성화해 우호관계를 정착시키고 공동번영을 추구하자는 동북아시아의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또한 오래 전부터 과학인재 육성과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해온 그는 2008년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을 맡으며 각종 사회공헌사업을 이끌었다. 특히 해외가 아닌 국내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젊은 과학자를 선발해 국내에서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이 아이디어는 2009년 청암재단의 ‘청암사이언스펠로십’으로 구체화 됐고 올해로 시행 8회를 맞아 그 해의 가장 우수한 실력자가 선발되는 펠로십으로 과학계에 평가돼 명실상부한 '과학자 신인상'으로 자리매김했으며 현재까지 총 243명의 펠로에게 140억 원을 지원했다.

2010년 고령의 나이에도 베트남 국립하노이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가진 강연에서 그는 한국의 젊은 세대는 “평화통일과 일류국가 완성”이라는 운명이 베트남의 젊은 세대에게는 “경제부흥과 일류국가 완성”이라는 운명이 주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20세기 가장 청렴했던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는 호찌민 선생의 ‘청렴함’과 프랑스와 미국을 물리친 베트남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일류국가 완성을 위한 시대적 좌표로 제시해 참석한 베트남 학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의 타계 직전의 마지막 계절을 기록한 ‘박태준의 마지막 계절’에서는 2011년 9월 건강이 악화 됐음에도 생사고락을 함께 한 옛 직원들을 직접 보기 위해 19년 만에 회사를 찾은 일화도 담겨있다.

‘보고 싶었소! 뵙고 싶었습니다!’라는 이름의 행사에 참석한 그가 포항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석자 전원이 우레 같은 박수를 보냈고 그에게로 뛰어나온 몇몇 직원들이 악수를 청하자 그들의 손을 잡은 박 명예회장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19년 만에 만난 직원들에게 “정말 보고싶었다”고 화답하며 영일만 모래벌판에서 청춘을 바쳐가며 헌신적으로 일한 직원들에게 미안함과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우리의 추억이 포스코의 역사와 조국의 현대사 속에 묻어 있음을 잊지 말자”며 눈물을 훔치는 그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뜨자 이내 행사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또한 2011년 11월 마지막 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풀린 직후에도 그는 당시 유럽 경제위기에 “우리나라도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고, 2010년에 열렸던 한일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에서 한국이 3:0으로 완패했던 일을 되새기며 한국 축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등 타계 직전에도 끝까지 조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어 큰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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