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광화문 촛불집회 관련 뉴스 영상 캡쳐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을 헌법학자·의학자로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요즘 삼삼오오 모이면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박 대통령 자신에게는 기분이 별로 좋지도 않을 그런 이야기다.

그리고 매일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고, 매주마다 1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퇴진’이다. 그런데 퇴진의 방법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하야’이지만 아직까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정치권은 탄핵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들 역시 탄핵과 관련된 궁금증이 깊어지면서 헌법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규정이라거나 탄핵과 관련된 규정 등을 공부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탄핵과 관련된 헌법적 내용에 대해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성형시술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온갖 성형수술 방법이니 각종 약품이 튀어나오고 있다. 남성 발기치료제 혹은 국부마취제 등 이름도 외우기 힘든 각종 약품과 그에 대한 효능 및 부작용 등의 정보가 난무하면서 흡사 국민들이 ‘의사’가 된 모습이다.

최근 국민들을 보면 그야말로 ‘헌법학자’ 혹은 ‘의사’가 된 모습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각종 정보를 쏟아내면서 헌법학자로서 의사로서 자신의 소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정부분으로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만큼 정치에 깊은 관심을 갖고 시국을 걱정하며 격정적인 토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다.

또 다른 부정적인 면은 이로 인해 우리 국민이 받는 상처가 너무 깊다. 때로는 자조적인 목소리로, 때로는 격앙된 목소리로, 때로는 한탄의 한숨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면서 “내가 이러려고 헌법과 의학 정보를 공부했나라는 자괴감이 든다”고 이야기할 정도이다.

옛말에 고복격양(鼓腹擊壤)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의 요 임금이 선정을 베풀었고, 자신의 선정이 얼마나 백성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복 차림으로 밖으로 나아가 보니 아이들이 손을 잡고 요 임금을 칭찬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에 요 임금이 자신의 덕분에 백성들이 아무 불만 없이 배를 두드리고 발을 구르며 흥겨워하고 있다면서 정치의 힘 따위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다라고 기뻐했다.

우리가 정치에 아예 무관심할 수는 없다. 정치에 무관심하게 되면 위정자는 그것을 빌미로 자신의 기득권만 채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위정자가 이처럼 국민들이 헌법학자가 돼야 하고, 의학자가 돼야 하는지 깊게 고민을 해보기를 바란다. 이런 혼란은 이제 제발 좀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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