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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와 시위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100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 벌써 2주에 걸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 12일엔 서울시민의 10분의 1이 이번 집회에 참여하였고, 19일엔 전국에서 또 100만 명이 집회의 대열에 동참하였다. 어린 아이의 손을 잡고 참가한 부모와 중·고등학생, 외국인의 모습도 보였다.

검찰은 대통령이 피의자라 하였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엉뚱한 개인에 의해 국정을 농단하였다는 사실에 분노한 수많은 사람들이 하야와 퇴진을 부르짖었다. 대통령이 새로운 관료들을 인선할 때마다 그렇게 사람이 없냐고 궁금해 하던 국민들은 그간 국정농단의 실체를 보고, 자괴감에 허탈해 하였다. 국민은 요구는 확실하다. 어떠한 다른 요구도 없다. 대통령이 국정 최고 책임자로써 이러한 사태에 이르게 한 마땅한 책임을 지라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퍼진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상상의 공동체라 불리는 국가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많은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자신의 일자리를 찾았다. 국경을 넘는 구직은 인권탄압과 저임금, 열악한 환경에서의 노동으로 이어졌고 이는 그 나라 노동자의 실업과 저임금을 유발하였다. 대기업은 고용하지 않았다.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았다. 하청에 하청을 통해 생산을 이어갔으며 이윤은 회사에 쌓아 두었다. 중소기업은 연쇄적인 하청과 단가의 감소를 외국인 노동자를 이용하여 버텨야 했다. 기업의 경쟁력은 떨어지고 골목상권은 잠식당했다. 가계의 실질소득은 감소하고 누구도 제대로 소비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쇠락의 길을 겪고 있다.

권력과 돈의 힘으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의 열정을 희롱하고 자신의 딸을 명문대학에 기어이 합격시킨 한 어머니의 어긋난 자식사랑이 드러나자 국민들은 이에 동조한 많은 지식인에 절망하였다. 그 뿐만이 아니다. 30대 그룹의 전체 순이익 중 삼성·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상위 5개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59.3%에서 2015년 95%로 급등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출범 후 3년간 100대 기업의 고용증가율이 국내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2~2015년 사이 국내 전체 상용근로자 고용은 13.4% 증가했으나 100대 기업은 7.3%, 20대 기업은 3.4% 느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취업할 곳이 없다. 그런데 대통령의 개인적인 인연이 주축이 되어 벌어진 이권 챙기기 과정의 폭로는 3포 세대니, 5포 세대니 하는 자조 속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배신감을 주기에 충분하였다. 노후에 대한 어떠한 제도도 만들고 있지 않는 이 나라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영업에 뛰어 들다 망해가는 기성세대에게 분노를 안겨주기에도 충분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우리나라에 와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금방 이해가 되었나보다. 이번 시위에 심심치 않게 외국인의 모습이 보였고 보도에 의하면 그들은 이번 시위의 의미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시위에 대한 외국인들의 이해는 그들의 경험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세계화는 국경을 넘은 노동자들을 통해 많은 국가를 다문화사회로 만들었다. 다문화사회는 다양성과 다원성을 전제하고 있다. 다양성과 다원성을 전제하지 않는 사회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다문화사회는 다양한 종족적 특성을 가진 집단을 어떻게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통합할 것인가가 그 사회의 당연과제가 된다. 이번 외국인들의 집회 참여를 보고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 순리가 통하는 사회를 향한 열망이 다문화사회의 사회통합을 이루는 좋은 키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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