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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라는 용어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다문화라는 용어가 자주 언론 등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문화라는 용어는 문자 그대로 ‘다양한 여러 문화’로 다문화 가정, 다문화 사회, 다문화 국가, 다문화 정책, 다문화 교육 등 우리 주위를 구성하는 각 분야와 결합하여 쓰이고 있다. 즉, 다문화는 구체적인 분야나 내용과 결합하여 쓰일 때 비로소 의미를 갖게 되며 다양한 문화가 어울려 어떤 분야의 새로운 과제가 생겼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다문화라는 말에는 차별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다문화 가정이란 일반적으로 국내에 정주하고 있는 국제결혼 가정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국제결혼, 혼혈아 등의 용어를 사용하였는데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되거나 천시되어 온 특수한 사회적 배경 때문에 차별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여 2004년부터 이들을 다문화 가정, 다문화가정 자녀, 다문화 여성 등으로 부르고 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피부색이 짙거나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아이에게 ‘다문화’라는 별명을 지어 부르는 등 본래 가지고 있는 의미가 축소·왜곡돼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문화관련 지원정책과 행사들이 국내 체류외국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다문화하면 ‘다문화 가정’과 ‘국내 체류외국인노동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와 그 가족, 결혼 이주자, 유학생, 해외 국적 동포 등의 급격한 유입으로 한국사회는 빠르게 다문화 사회로 진입 중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를 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1년 처음으로 50만 명을 돌파하고 2007년 100만 명을 넘어선 후 2016년 7월 말엔 203만 4878명으로 급증가해 오고 있다. 이는 한국 인구의 약 4%에 해당한다. 2002년까지 40%대에 불과했던 3개월 이상 장기 체류자(외국인 등록·거소신고자)도 같은 기간 149만 3626명으로 전체 체류 외국인의 74%를 차지했다. 결국 한국사회는 이미 다문화사회로 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사용된 지도 10년이 흘렀고, 정부와 사회는 한국의 사회통합을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의사소통문제, 사회적응문제, 인권문제, 2세 교육문제, 차별과 편견의 문제 등 아직도 많은 과제들이 우리 앞에 그대로 놓여있다.

이제 ‘다문화’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다문화’를 다양한 여러 문화로 이해하기 보다는 다문화가족을 지칭하는 용어로 이해하고 있다. 다문화는 외국인 노동자, 불법체류자, 가난한 국가 출신의 결혼이민자로 인식되고 있다.

▲ 동덕여대 박성호 교수

덧붙여 우리의 군 복무규정은 다문화 병사라는 용어를 만들고 있으며, 다문화 학생과 다문화 여성, 다문화인 등 다양한 용어가 통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를 두고 다양한 분야의 차별어가 양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가 너무 과민해서 인가?

내국인과 국내 체류외국인의 조화로운 상생을 위해 ‘다문화’ 관련 용어에 대한 재정리가 필요하다. 필자는 아무 말도 쓰지 말았으면 한다. 우리와 같은 한국인으로 받아들이고 인정하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교육, 정책, 사회 등 학문이나 정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다원문화 혹은 글로벌이라는 용어를 쓰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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