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픽사베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결국 백두산 화산활동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번 핵실험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10킬로톤으로 추정하고 있다. 역대 북한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이다.

이로 인해 발생한 인공지진 규모는 5.04로 지난 1월에 있었던 4차 핵실험 당시 규모 4.8에 비해 2배 정도 강한 에너지다.

이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파괴력의 70%에 맞먹는 규모다. 문제는 핵실험 장소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와 백두산이 116km 정도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핵실험이 백두산에게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들이다.

백두산 천지 5km 아래에는 마그마방이 4개층이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풍계리쪽으로 최대 100km 뻗어있을 것이라고 지질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5차 핵실험은 어떤 식으로든 백두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이미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북한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을 통해 발표한 적이 있다.

이 연구팀은 북한의 1~3차 핵실험 자료를 활용해 향후 북한이 백두산에서 약 116km 떨어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더 강도 높은 핵실험을 할 때 백두산 지대에서 일어날 진동의 크기와 응력(압력)의 양을 계산했다. 지진 규모는 5.0부터 7.6까지 설정했다. 소련과 미국이 한 일반적인 핵실험의 규모다.

실험 결과 지진 규모가 클수록 최대지반가속도(PGA·지반이 얼마나 강하게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와 응력이 함께 증가했다.

핵실험 규모가 커지면 백두산 지반이 받는 외부의 압력이 그만큼 커진다는 의미다. 백두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 방에 가해지는 압력도 증가한다.

연구팀은 지진 규모 7에 해당하는 핵실험을 할 경우 마그마 방이 받는 압력이 최대 120킬로파스칼(kPa)까지 올라 마그마 분출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 정도의 압력이 가해지면 마그마 방 내에 기포가 형성돼 마그마가 지표로 분출된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미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는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백두산이 최근 융기와 하강을 반복하고 있다.

이는 백두산 일대에서 한 달에 수십에서 수백 차례 화산성 지진이 발생했던 2002년부터 2005년 사이에도 외륜산 해발이 10㎝가량 상승했고 2009년 이후 점차 하강했다.

또 1990년대 섭씨 69도였던 온천수 온도가 최근에는 최고 83도까지 올라갔다.

이어 온천에서 채취한 화산가스의 헬륨 농도도 일반적인 대기의 7배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화산성 지진이 잦았던 2002∼2005년에도 헬륨 농도가 일반 대기의 6.5배가량 됐다.

이 모든 것이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백두산 폭발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지난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을 당시 화산 전문가들은 중국, 러시아와 협력해 화산지진과 같은 백두산의 이상 조짐을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백두산이 화산폭발할 경우 남한에 최대 11조 1천 900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화산 폭발 8시간 후부터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돼 48시간 후에는 전남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의 저명한 화산전문가 다니구치 히로미쓰 도호쿠대학 교수는 2011년 발생했던 동일본지진의 지각판 운동의 영향으로 백두산이 분화할 확률이 2019년까지 68%, 2032년까지 99%라는 연구 결과를 지난 2012년 5월23일 학술 대회에서 발표해 충격을 준 바 있다.

결국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 자체도 한반도 평화에 위협적이지만 백두산 폭발로 인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도 북핵 실험으로 인한 백두산 화산폭발 가능성에 대해 언제든지 대비를 하고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이번 안전행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민 안전과 재난관리 주무부처인 국민안전처를 상대로 북한의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은 물론, 화산 폭발이라는 재난 발생시 대응 방안이 충분히 준비돼있는지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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