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박선지 기자] 청년실업률이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힘들고(difficult), 더럽고(dirty), 위험하다(dangerous)'는 이유로 취업기피 대상이었던 이른바 '3D 업종' 일자리에 젊은이들이 서서히 눈을 돌리고 있다. 극심한 취업난 탓에 어떻게든 살아남는 길을 찾은 것이다.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과 민간 자격증 취득 학원 등에 따르면 3D 업종 관련 자격증 취득에 나서는 20∼30대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욕관리사단체 가운데 하나인 J목욕관리사협회 관계자는 "수강생의 대부분이 30대 후반이나 40대였는데, 지난해부터 20대와 30대 초반 수강생이 크게 늘었다"며 "현재는 전체 수강생 중 20%가 20∼30대 청년층"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강생 중에는 대학원을 나온 고학력자도 있고, 유학생이나 사법시험 준비생도 있다"며 "실업 상태가 오래 이어지는 탓인지 취업을 위해 학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도축업자'라는 편견 탓에 젊은이들이 외면했던 '정육업'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대를 졸업한 뒤 취업을 준비하며 정육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30) 씨는 최근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 B 씨는 "보수가 더 좋은 육가공업체에 들어가고 싶지만, 기술이 부족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식육처리기능사 자격증 필기시험에 응시한 20∼30대는 2012년 772명에서 2013년 1013명, 2014년 1045명으로 3년 동안 35.3%나 증가했다.

김문조(사회학) 고려대 교수는 "청년들이 그동안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기피하던 3D 업종 등 험한 일자리에도 눈을 돌리는 것은 그만큼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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