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셔클, 우티 갖추지 못한 경쟁력 및 차별화 중요
도심항공 모빌리티 분야서 결국 경쟁 ‘불가피’

셔클이 서비스하는 로보셔클./사진=셔클 홈페이지 캡처
셔클이 서비스하는 로보셔클./사진=셔클 홈페이지 캡처

[뉴스워치= 정호 기자] SKT와 우버의 합작법인 우티(UT)를 꺾은 카카오택시(이하 카카오T)가 다음 상대로 현대자동차와 맞붙게 될 수 있다. 카카오택시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는 2015년 3월 31일부터 운영을 시작해 쌓인 도로 정보와 기술력을 토대로 경쟁력을 갖춰왔다.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만큼 국내 인지도와 점유율 면에서도 MaaS(호출형 이동 수단 서비스) 공룡으로 자리잡은 상태다.

올해 서비스 2주년을 바라보는 우티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카카오T의 대항마를 꿈꿨지만 이미 카카오T와 이용률 간격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이미 수십배로 벌어진 이용자 수로 우티의 완패로 상황을 정리했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택시 이용량이 많은 금요일과 토요일 기준으로 카카오T는 3일 98만7199명, 4일 93만1244명이 이용했다. 반면 우버는 3일 2만5414명, 4일 2만2904명이 이용하며 차이가 약 40배로 벌어졌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택시업계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의 모빌리티 플랫폼 셔클은 자율주행 로보셔틀과 전동 킥보드 등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현대차는 1654개 택시업체에 신규 서비스 런칭 및 사업모델 개발 지원 등 상생 방안을 함께 제시했다. 셔클은 ▲AI기반 최적화 경로 탐색 ▲지정 좌석 배정 ▲자동결제 시스템 등이 주요 특징이다.

지정좌석을 제외하고는 AI 기반 경로 탐색기능과 자동결제 시스템은 카카오T의 주요 시스템과 겹쳤다. 차이점으로는 카카오T는 도착하는 시간을 안내하는 ETA 기능을 통해 편의성을 증대했다는 차이가 있다. 셔클은 탑승자 간 합석 기능을 통해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일부 차이점이 있지만 서비스가 유사한 부분이 많아 셔클이 결국 업계 1위를 달리는 카카오T와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현대차 측에서는 서비스 내용이 경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선 셔클이 서비스되는 지역은 세종특별자치시, 파주 등 택시 배차가 어려운 지역 한정이며, 같은 목적지를 공유하는 승객을 태워가는 서비스”라며 “또한 택시운전사 분들과 상생을 위한 협력이 목적”이라고 경쟁 부분에 대해 선을 그었다. 다만 AI매칭시스템과 MaaS 플랫폼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한다. 이점으로 인해 결국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카카오T가 합석 기능을 추가하고 셔클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한다면 경쟁 양상이 본격화되는 셈이다.

셔클의 택시 합승 시스템도 아직 걸림돌은 남아있다. 지난해 6월 중순부터 시작된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다. 해당 법안에 따라 이용자는 동성의 동승자만 합승이 가능하다. 셔클 이용 시 같은 성별의 탑승자를 구해야한다는 말이다. 단, 대형택시는 제외된다. 현대자동차 측은 아직 사업개발 단계이기에 구체적인 사안은 정해진 게 없다고 답했다.

카카오T 이용 페이지./사진=카카오T 캡처
카카오T 이용 페이지./사진=카카오T 캡처

업계 분석에 따르면 앞서 우티가 카카오 모빌리티와 경쟁에서 밀린 이유를 미리 시장을 선점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내다봤다. 굳이 승객이 우티를 이용할 만한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셔클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환승이 가능한 수요응답형 교통(DRT)을 통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T는 항공, 기차와 서비스를 연계하며 예약 가능한 이동수단을 늘리고 있다. UAM을 두고 카카오모빌리티는 UAM 컨소시엄에 출범한 상황이다. 결국 카카오모빌리티와 현대차의 대립은 정해진 수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현대차 셔클의 움직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신년사와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정 회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도전하고 있다. 자율주행, 미래 모빌리티, 로보틱스, 에너지, 신소재 등 신사업 분야 계획을 구체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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