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월드컵에 온 국민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이때 서울 신촌과 인천의 한 빌라에서 가족이 사망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지난 8월의 수원 세 모녀 사건에 이어 두 사건 모두 생활고로 추정된다고 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는데 참으로 걱정이다. 게다가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있다. 정당은 권력투쟁에만 몰두하고 있고, 시민단체는 대통령 탄핵만 소리높여 외친다. 성직자들은 해외 순방 나간 대통령 전용 비행기가 추락하라고 기도하는 등 기꺼이 교리를 어기면서까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는다. 정부는 수출 어쩌고 하지만, 대기업의 이야기일 뿐, 이것이 서민의 주머니로 올 가능성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서민의 주머니를 메워줄 가능성은 지금 어디서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정권 말부터 물가를 잡는다고 금리를 올려왔다. 지난 정권 때 이미 금리를 5번 올렸고 새로이 정권이 바뀐 후에도 금리는 계속 상승하였다. 현 정부도 2022년 7월. 8월, 10월, 11월에 연이어 빅 스텝과 베이비 스텝을 밟아왔다. 그 결과 2021년까지 8월 초 0.50%였던 기준금리가 2022년 11.24. 3.25%가 되었다. 기준금리로만 보았을 때 2021년 당시 1년에 1,000만 원을 이자로 내었던 사람이 1년이 조금 지난 지금엔 1년에 6,500만 원을 이자로 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전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실패로 인한 것이라 국민은 너무 억울하다.

그런데 관심을 끄는 것은 대통령의 지지율과 금리 인상과의 상관관계이다. 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24%에서 32%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부정평가 비율은 금리 인상 시기와 같이 변화하고 있었다. 한국갤럽의 조사결과를 비교해보니 금리 인상이 있던 7월 13일 이후 조사인 7월 3주 부정평가율은 60%로 급상승하였고 다음 금리 인상이 있던 8월 25일 이후인 8월 4주는 64%, 다음 금리 인상이 있던 10월 12일 이후인 10월 3주는 65%로 올랐으며, 그다음 금리 인상이 있던 11월 24일 이후인 11월 4주는 그간의 진정국면에서 부정평가율이 62%로 다시 상승하였다.

지금과 같은 야당의 궤를 벗어난 공세 일변도라면 대통령의 지지율은 상승하여야 정상인데 도무지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 이상하다. 그러나 그 이면에 자리 잡은 서민의 생활고를 생각해 보면 쉽게 수긍이 가기도 한다. 정부가 금리를 올리면서 그 이유를 대는 물가안정은 한 번도 된 적이 없고 간혹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는 것도 금리 인상 때문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의 지지율 정체는 새 정부가 국회 내 열세를 극복해내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정권은 바뀌었어도 소신껏 정책을 펼치는 게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 이래 고질화된 고용의 질 악화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고용 증가분의 67.9%인 46만 개가 60세 이상 고령층 일자리였고 50대 취업자도 14만7000명에 달했다. 그러나 20·30대 취업자는 8만9000명에 그쳤으며 40대 취업자는 오히려 1만1000명 감소했다. 실업률을 낮춰줄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인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도 보이지 않고 있다.

새 정부는 뭔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아직 채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아무런 개선의 조짐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국민은 이제 허울 좋은 정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산업혁명이래 한 번도 이뤄진 적도 없고 불가능하기도 한 완전고용 같은 구호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어느 기업이 뭘 만들고 수출하고 하는지도 관심이 없다. 그들의 세상은 서민의 세상과 다르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노조의 싸움도 이제 관심이 없다. 둘 다 기득권이기 때문이다. 기득권이 아닌, 자영업과 하청업체와 그 종사자들의 이익에 더 관심이 쏠린다. 금리를 내리거나 물량 공급을 늘린다는 데는 관심이 있다. 서민은 우리의 삶에 영향을 주는 정책에만 관심이 있고 갈증을 느낄 뿐이다.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박성호 동덕여대교수

지금 변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간 절약하고 은행에 대출받아 집을 장만하고 검소하게 일상을 영위해오던 우리 국민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근검절약하여 내 집 마련하려는 국민은 당분간 안 생길 거 같다. 저축하여 희망찬 내일을 꿈꾸기도 어려워진 것 같다. 당장의 즐거움만 챙기고 자칫하면 부담이 될지도 모르는 미래설계는 하지 않으려 할지도 모른다. 지금 정부 정책이 국민을 그렇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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