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장애와 다문화를 타고

 

[뉴스워치=특별취재팀] 장애봉씨는 대만에서 온 사람이다. 장애봉씨의 남편은 젊은 시절 뇌출혈로 인한 여덟 번의 수술로 지체와 언어의 중복장애를 갖고 있다.

장애봉씨는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휠체어로 이동하면서 대한민국 국민 자격으로 살고 있다.

장애봉씨는 늦은 나이에 머나먼 대만에서 우연히 메신저로 한국인 남편과 만났다. 당시 대만 국적이오 엄마가 한국인이었다. 장애봉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스무살까지 한국에서 지냈다. 때문에 남편과 메신저로 대화할 수 있었다.

장애봉씨와 남편은 서로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존재라는 것을 확인한 후 장애봉씨 나이 38살, 남편 나이 47살의 늦가을에 장애와 다문화라는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아이를 갖게 됐다. 8개월째 들어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의사선생님이 초음파를 꽤 오래 들여다보는 모습에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의사선생님은 “구순열, 구개열이 있는 것 같아요.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있어요. 흔히 언청이라고 하죠”라고 진단했다.

장애봉씨는 순간 너무 놀라서 말을 잃었고, 몇날 며칠을 울음으로 보냈다. 자신도 첫돌 무렵에 소아마비라는 병에 걸려 세상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며 살았는데 아기에게도 시련을 주는 것 같아 하늘을 원망했다고.

남편은 “괜찮아, 우리의 사랑으로 아기가 아프지 않게, 누구보다 강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면 돼요. 그리고 요즘은 의학기술이 발전했잖아”며 위로해줬다.

서로를 진정시키면서 마음을 다져먹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찾았다. 남편은 여기저기 편지도 띄워보고 친구들에게도 연락을 해보고 복지단체에서 하는 후원 사업에 대해서도 알아보다가 병원에서 추천해준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그리고 2006년 7월 7일 13시 5분에 아이가 태어났다.

저녁에 아이를 처음보는 순간 울음이 폭발했다. 윗입술이 1cm 정도 찢어져 있었는데 심한 상태는 아니었고, 위 입천장이 꽤 갈라져 있었지만 다행히 체중이 크게 미달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우유를 빨리 못해 코로 관을 집어넣어 우유를 섭취하는 안타까운 상태었다. 아기를 얻은 기쁨과 안타까움이 교차해 다시 눈물이 앞을 가렸다.

태어날 때 체중이 2.78kg이었던 아들은 3개월, 10개월, 7살 무렵 3차례에 걸쳐 구순열, 구개열 수술을 하게 돼 있었다.

남편 덕분에 성 프란체스코 여성장애인종합복지관이 추천한 심장재단에서 아기를 확인한 후 경북대 병원과 연계해 수술을 해주기로 했다.

장애봉씨 부부는 “말로만 듣던 심장재단, 막막하던 우리가 이런 도움을 받다니!”라며 펑펑 울었다고 한다.

당시 다문화가족을 교육하고 육성하는 초기 단계였다. 때문에 한국심장재단에 대해 너무 감사했다고.

10여 년이 지난 요즘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드림스타트 등이 있어서 어린 학생, 청소년이나 여성들을 위한 교육, 치료프로그램이 많아짐에 따라 어려울 때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다.

수술을 무사히 끝났고 첫돌이 지나 아들은 걸음마를 했고, 17개월 때부터 어린이집을 보냈고 7살 때 세 번째 수술을 했다.

장애봉씨 부부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문화적, 성격적 차이로 다투기도 하고 가정불화로도 이어졌던 시간이 있었다.

결국 장애봉씨 부부는 2011년부터 청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부부교육, 청소년 언어교육, 놀이교육 등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장애봉씨는 이질적 사고와 문화에 대해 인류적 관점으로 보고, 서로 공감하는 교육을 듣고 배우며, 문화공동체를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문화와 장애를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 때문이라고 장애봉씨는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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