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문자 보낸 8월 13일 비대위원장 아니었다”, 야당은 총공세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촬영된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 정 비대위원장이 유상범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가 보인다./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상범 의원이 주고받은 ‘이준석 징계’ 관련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노출 논란에 대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윤리위원이었던 유상범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문제를 놓고 나눈 문자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되면서 논란이 됐다.

지난 19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사진기자에 의해 포착된 정 위원장의 휴대전화 화면에는 정 위원장이 유 의원에게 “중징계 중 해당 행위 경고해야지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 의원은 “성 상납 부분 기소가 되면 함께 올려 제명해야죠”라고 답했다.

윤리위가 오는 28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자 정 비대위원장과 윤리위원인 유 의원이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 것처럼 비춰졌다.

이에 정 위원장은 비대위원장이 되기 이전에 유 의원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라고 반박했고, 유 의원은 “저의 불찰”이라며 윤리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야당의 거센 공격이 이어지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국민의힘 미디어국이 지난 20일 보도자료에서 모 언론사에 대해 “정 비대위원장과 유 의원의 오래전 대화를 마치 오늘(9월 19일) 대화한 내용처럼 보도한 것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허위의 내용이 보도돼 강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것도 겨냥했다.

정진석 “윤리위에 영향력 행사, 생각해본 적 없어” 반박, 민주당 “내부 싸움에만 집중”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또 문자 파문이다. 국민의힘의 내부갈등이 점입가경”이라며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문자 파문으로 아직도 시끄러운데 지난 19일에 정진석, 유상범 의원의 2차 문자 파문이 또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박 최고위원은 “이준석 전 대표가 얼마나 싫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내외의 경제 문제로 국민이 고통 받는 이 중대한 시기에 권력을 얻기 위해 내부 싸움에만 집중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니 같은 정치인으로서 매우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유상범 의원이 주고받은 ‘이준석 징계 문자’ 보도가 허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며 “해명대로 과거 대화였다 하더라도 정진석 위원장과 유상범 의원이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를 상의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안 부대변인은 “지금 예고한 법적 대응이 언론에 눈치 보라는 얘기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국민의힘은 언론에 재갈을 물려 보도를 막으려는 구태 정치를 멈추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오늘 윤리위원인 유상범 의원에게 윤리위 관련 문자를 보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제 문자는 지난달 8월 13일 제가 유 의원에게 보낸 문자”라고 밝혔다.

정 비대위원장은 “그날 이준석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자청해서 어마어마하게 우리 당을 공격했다”며 “그 기자회견을 보고 하도 기가 막혀서 우리 당 윤리위원인 유 의원에게 문자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8월 13일 저는 비대위원장이 아니었고, 평의원이었다. 제가 비대위원장을 맡은 것은 지난 9월 7일이다”고 강조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문자 메시지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 “이 전 대표는 어떻게든 비대위와 윤리위를 엮고 싶은 모양이지만, 저는 윤리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상범 의원은 지난 19일 문자 메시지가 논란이 되자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자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직을 사퇴한다”며 “저의 이번 불찰로 인해 당 윤리위원회의 공정성, 객관성이 조금이라도 의심받아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본의 아니게 심려 끼쳐 드린 점 거듭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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