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빵, MZ세대 사이서 인기 힘입어 재출시
빵 한정, 국내 IP보다 캐릭터 상품의 인지도 높아
기타 분야에서 국내 콘텐츠 성장 엿볼 수 있어

[뉴스워치= 정호 기자] 포켓몬스터, 디지몬, 케로로 등 캐릭터의 모습을 담은 캐릭터빵들이 속속들이 재출시되는 가운데 한편으로는 외산 ‘IP’(지적재산권)에 노출됐던 현 MZ세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해당 IP들의 특징은 과거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 상품으로 차례대로 출시됐다. 특히 빵 안에 ‘씰’(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을 동봉해 수집욕을 자극했다는 특징이 있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 빵./사진=BGF리테일
개구리 중사 케로로 빵./사진=BGF리테일

21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문화 트랜드를 주도한다고 알려진 ‘MZ세대’ 사이서 한때 인기를 끌었던 캐릭터 상품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여기서 지금은 성장한 어른이 되어 일본 애니메이션에 열광했던 현 MZ세대들의 추억에 외산 IP가 자리잡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빵으로 한정했을 때 국내 IP보다 캐릭터 상품의 인지도가 높은 것 또한 엿볼 수 있다.

BGF리테일의 CU는 21일 16년 만에 케로로 미니땅콩샌드, 푸루루 크림붓세, 쿠루루 치즈케익 등을 매주 2종류 씩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2006년 첫 출시된 케로로 빵은 당시 하루 80만 개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다.

‘개구리 중사 케로로’는 지구를 침략한 외계 개구리 종족들의 지구 생활기를 그린 TV 애니메이션이다. 새롭게 출시되는 케케로 빵은 총 82종의 케로로 캐릭터 띠부띠부씰이 랜덤으로 들어 있다. 케로로 빵의 점포별 재고 수량은 CU의 멤버십 앱인 포켓CU의 재고 조회 메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CU에서 판매 중인 캐릭터 상품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35.5%, 30대 32.8%로 전체 68.3%를 차지하고 있다. CU측은 띠부띠부씰 등 캐릭터 굿즈의 수집을 통해 소비의 재미를 추구하려는 MZ세대의 성향이 반영된 현상으로 내다봤다.

캐릭터빵 재출시에 열기를 불러일으킨 상품은 SPC삼립이 출시한 ‘돌아온 고오스 초코케익’, ‘푸린의 폭신폭신 딸기크림빵’, ‘파이리의 화르륵 핫소스팡’,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 ‘디그다의 딸기 카스타드 빵’ 등 포켓몬스터 빵이다.

올해 2월 재출시된 포켓몬스터 빵은 3달 채 되지 않아 판매량 300만개를 팔아치우기도 했다. 포켓몬빵은 1996년 ‘게임프리크’에서 첫 출시한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이 히트를 치며 빵 상품 출시까지 이어졌다.

당시 SPC삼립 측에 따르면 고객센터,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포켓몬빵 출시 당시를 추억하는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시선으로 재출시를 검토하고 있었기에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출시된 포켓몬 빵은 오픈런 현상과 함께 일반 시중가 1500원에 비해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경우도 생겨났다.

캐릭터 빵에 인기는 디지몬 빵으로도 이어져 지난 8월 말 세븐일레븐은 디지몬빵이 25만개의 판매고를 세웠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디지몬 빵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 현상이 빚어졌으며, SNS를 통해 디지몬빵 구매 성공기 등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디지몬’은 디지털 몬스터의 줄임말로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애니메이션 ‘디지몬 어드벤처’의 인기 캐릭터이다. 롯데제과에서 생산한 디지몬 빵 상품은 ‘아구몬의 허니크림빵’, ‘텐타몬의 고소한 땅콩샌드’, ‘파닥몬의 마롱호떡’, ‘파피몬의 파인애플케익’ 4종이다. 총 182종의 디지몬 띠부씰이 무작위로 1개씩 들어있다.

속속들이 재출시되는 캐릭터 IP를 활용한 상품에 이면에는 과거 성장하지 못한 캐릭터 산업의 이면을 엿볼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한국의 IP 비즈니스 및 저작권 사업은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기에 미국·일본과 비교했을 때는 50년~60년 이상 뒤처지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캐릭터 빵에 재출시에 대해 당시 기반이 부족한 현 MZ세대들의 아동·청소년기 시절 기업들의 상업적인 IP 활용 시각이 외산 애니메이션으로 쏠린 것으로 보고 있다. 캐릭터 및 상품 판매에 있어 당대 외산 캐릭터의 인기가 빵 출시에 영향을 끼쳤으며, 이는 현재 추억으로 자리잡는 데 영향을 끼친 것이다.

반면, 빵의 인기에서는 외산 IP가 자리잡은 과거가 남아있지만 기타 외적으로는 한국 콘텐츠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콘진 관계자는 “비록 한국의 IP사업은 출발이 늦었지만 트랜드 흐름에 있어서 기타 미디어 사업적으로 인정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콘텐츠는 애니메이션 부분과 캐릭터 사업에 외에 출발지점이 늦었지만 오징어게임, 수리남 등 드라마 콘텐츠가 해외서 인기를 받고 K-POP 등 기타 콘텐츠 분야서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밀려났던 한국 콘텐츠 사업의 성장 이면에는, 외산 캐릭터에 기대었던 과거가 캐릭터 빵에 담겨 있다”며 “이는 성장세를 기록하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서 향후 다른 빵 상품 출시에도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는 이유”라고 밝혔다.

정호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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