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승리 예견됐던 주호영 61표, 당내 기반 취약한 이용호 42표 획득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이용호 의원./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주호영 의원이 정진석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전 원내대표, 주 원내대표, 정 비대위원장, 이용호 의원./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주호영(5선) 의원이 선출된 가운데, 재선 이용호 의원이 얻은 표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국민의힘은 지난 19일 최근 ‘이준석 사태’를 둘러싼 책임론이 거론되면서 사퇴를 선언한 권성동 전 원내대표 후임을 선출하기 위해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했다. 이날 투표에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5명 중 106명이 참여했다.

경선 결과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과반을 간신히 넘긴 61표를 얻는 데 그쳤고, 이용호 의원은 42표를 얻으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경선이 치러지기 이전에 당 내에서는 한때 전직 비대위원장이었던 주호영 의원에 대한 원내대표 ‘추대론’이 거론됐었다. 그러나 이용호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추대는 불발됐고, 뒤이어 주 원내대표도 경선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경선이 치러지게 됐다.

추대는 불발됐지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주호영 추대론’에 무게 중심을 뒀던 것으로 알려지고, 막판까지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하던 중진 의원들이 모두 출마를 접자 일각에서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최근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오찬 회동에서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이유로 ‘주호영 추대론’을 주장했다는 얘기도 나왔었다.

권 전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호영 의원의 추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경이 없나’라는 질문을 받고 “네”라고 답했다.

이용호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권성동 원내대표 전화를) 그저께(14일) 받았는데 ‘비상 상황이니까 추대 쪽으로 하면 어떠냐’는 말씀을 했다”면서 “저는 당의 건강성은 경쟁에서 나오고, 국민들이 자꾸 그렇게 추대하는 모습은 좋게 보지 않는다. 저는 뜻을 달리하고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이용호 42표의 의미는?

이 같은 당 내 기류 때문에 주호영 원내대표가 70∼80표를 얻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이 당내 기반이 약함에도 불구하고 42표나 얻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정치권 안팎이 술렁거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받은 표를 ‘윤핵관’ ‘친윤 그룹’에 대한 당내 의원들의 견제 심리, 전직 비대위원장이었던 주호영 의원이 다시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용호 의원이 얻은 표를 ‘친윤’의 분화로 보는 시각도 있다. 권성동 의원이 후임 원내대표로 주호영 의원을 밀었지만 또다른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 측 세력은 ‘주호영 추대론’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KBS 라디오에서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 “선거 전까지 당내에서 추대론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실제로 결과는 추대론을 좀 의미 없게 만들었다”며 “그래서 보수 정치의 새 모습, 국민 관점에서 생각하는 의원들이 상당히 있었다는 것을 보여드린 것이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허 의원은 “이용호 의원께서 말씀하셨던 대로 권심은 윤심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고 또 윤핵관에 대한 어떤 경고 메시지를 의원들께서 주려고 하셨던 것은 아닌가 하는 부분은 추측이 된다”고 밝혔다.

조해진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차출된 건데 좀 힘을 실어줘야 된다는 의견들이 기본적으론 많이 있었고, 당이 또 너무 획일적으로 한쪽으로 쏠리는 게 국민들한테 보기 안 좋다고 걱정하는 분들도 계셨을 것”이라며 “이용호 의원에 대해서 체면은 세워드려야 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YTN에서 “견제와 반감이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을 했는데 법원의 판결로 인해서 비대위원장직에서 날아갔다. 그분이 다시 원내대표를 통해서 지도부에 복귀하는 것이 맞을까”라며 “그런데 28일 정진석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 법원에서 이준석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 또 주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까지 겸해야 되는데 그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그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를 추대하자고 민 분이 권성동 전 원내대표”라며 “그러면 이것은 과연 대통령실의 뜻과 의지가 반영된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가 아닐까. (일부 의원들이) 우리는 대통령실의 출장소인가. 그런 자괴감도 느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 소장은 또 “권성동 의원은 주호영 의원을 밀기 위해서 상당히 노력했는데 장제원 의원은 이번에 묵묵부답이었다. 권성동 의원의 하는 역할을 뒷받침해 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친윤이) 분화된 것이다. 이런 식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경선 결과를 확대 해석하는 것에 대한 경계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 표심은 복합적인 요인이 결합해 있기 때문에 딱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몇몇 분들 중에는 너무 일방적인 선거 결과가 될까 봐서 (이용호 의원을) 선택했다고 제에게 와서 얘기하는 분도 있어서 알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