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이두환 기자] 기업의 운명이 그 지역의 운명을 좌우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경기도 파주와 울산 동구를 예로 들었다.

경기도 파주의 경우 LG그룹이 2004년 LG디스플레이 생산공장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2010년 LED 생산공장을 준공하는 등 파주지역 LCD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은 2004년 7세대 LCD 생산라인에 투자한 이후 매년 새로운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10조원 규모의 신규투자 계획을 공포했다. 이런 LG그룹의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지역 투자가 파주지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LG그룹이 파주지여겡 투자하기 직전인 2003년과 투자 10년째인 2013년을 비교하면 종업원 10인 이상 사업체 숫자는 약 2배, 종업원 숫자는 약 2.6배 증가했다.

대규모 공장이 본격 가동됐던 2006년과 2010년 직후에 사업체와 종사자 수 모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의 투자가 지역 내 사업체와 종사자 수 증가에 유의한 영향을 미쳤음을 확인할 수 있다.

파주의 인구도 대규모 공장 가동이 시작된 2006년과 2010년 전후로 10%가 넘는 증가율을 보였다. 같은 기간 경기도의 연평균 인구증가율이 1~2%대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인구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인구 증가에 따라 지역 내 유통·교육·인프라도 확충되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와 쇼핑센터가 새롭게 문을 열고, 의료기관도 10년 새 2배 이상 늘었으며, 공공도서관과 체육시설 등도 꾸준히 증가했다. 기업의 투자가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인구가 증가하면서 파주시 지방세 징수액이 2003년 1574억원이었는데 2014년에는 4806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또한 해당지역의 경제성장 정도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GRDP 역시 대규모 공장의 가동시점에 맞춰 퀀텀점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평균에도 못 미치던 파주시의 1인당 GRDP 역시 2006년부터 급증하여 경기도 평균을 지속 상회하는 등 파주시가 대표적인 경제 발전지역으로 탈바꿈된 것이다.

반면 조선업 메카로 불리는 울산 동구는 1997년 IMF 경제위기도 비켜나갈 정도로 경기침체와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조선업 불황으로 지역 대표기업인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면서 2012년부터 긴축경영이 본격화됐고, 지역 경기도 함께 위축이 됐다.

2008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던 울산 동구 내 사업체 수도 2012년 마이너스로 급전환됐으며, 종업원을 5인 미만으로 고용하는 영세 사업체가 전체 사업체에 비해 더 크게 감소했다. 대기업의 경영 위축이 자립기반이 취약한 영세사업체들에게는 더 큰 위협으로 작용한 것이다.

울산 동구는 2014년에 인구 증가폭이 대폭 줄었다. 2015년 본격적으로 지역 내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인구 증가율 둔화는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쳐 숙박 및 음식점업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헬스장·노래방 등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사업체 수의 감소로 이어졌다.

기업의 투자 위축이 일자리 감소를 가져오고, 일자리 감소가 인구 유출, 지역 내 자영업의 기반 약화로 연결되면서 지역경제 전체에 위기를 가져온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영업이익 적자로 돌아선 2013년부터 울산 동구의 지방세 징수액도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지방세 징수액 감소율도 2013년 -12.4%에서 2014년 -15.5%로 2년 연속 두 자리 수를 기록하고 있다.

GRDP 역시 현대중공업의 영업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돼 2012년 -9.0%, 2013년 -5.3%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의 운명이 지역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 대기업 투자로 인한 지역경제에 낙수효과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전경련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선도적으로 투하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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