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MZ세대도 잘 모르겠는데 무슨 알파세대냐? 할 수 있다. 알파세대는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말한다. 현재 기준으로 보면 중학생 정도부터 그 아래로 초등학생, 유치원생 그리고 영유아기 까지 포함한다. 이들을 굳이 이름을 붙여가면서까지 세대 그룹을 만들어야 하느냐 싶지만, 이들만의 특징이 있다. 바로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쥔 이들이다. 심지어 Z세대들도 태어날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알파 세대들은 어쩌면 뱃속에서부터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DNA가 내재화되었을지 모른다.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세대. 그리고 그들은 5년에서 10년 후 투표권을 가진 유권자가 된다. 곧 우리가 마주할 이들. 기업이든 정치권이든 기성세대들은 이제 이들을 이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정치권은 유독 올드하고 사회 변화에 둔감하고 느리다. 유권자의 대다수가 중장년이고 정치 후보자의 대다수가 중장년이니, 기업으로 치자면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중장년인데 굳이 새로운 세대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청년, MZ세대 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올랐고 이들을 섭렵하기 위한 정치권의 눈물겨운 노력들이 있었다. 60대 할아버지가 힙합 전사로 변신하고 썬글라스를 끼고 랩을 하고, 대선 주자들은 게임 전시회장에 가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수코스가 되었다. 그것을 바라보는 젊은 세대들은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정치권의 잘못된 시장 분석과 접근이 그 기업(정당)을 고립시키게 했다. 이들은 본인들이 주도적으로 권한을 갖고 역할을 하게 되면 모를까, 랩 하며 젊어 보이려는 의원의 지지자가 되는 일에는 관심이 없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정치권은 다가오는 세대들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들과 협업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지금 정치를 시작하는 이들은 더더욱 미래세대들을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MZ 세대 90년대생 그리고 알파세대에 이르기까지 이들을 관통하는 제대로 된 분석을 한다면 그 키워드는 바로 ‘수평’ 일 것이다. 개개인이 중심인 세대, 직관적이고 쌍방향적 소통에 익숙한 이들은 수직적 조직 문화와 맞지 않는다. 이들은 개개인이 존중받고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일하길 원한다. 수평적이기 위해서는 다름 아닌 ‘권한 위임’ 이 필요하다. 위에서 시키는 일이 아닌, 본인만의 권한을 갖고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더 익숙하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성과도 좋다. 의원이라고, 장관이라고 본인이 늘 주인공이고 대장으로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명령을 하달하려 한다면 앞으로는 지시하는 사람만 남고 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버실’을 아는가? 알파세대들이 열광하는 영상 콘텐츠인데, ‘버전 실시간’의 줄임말이다. 유튜브에 ‘버실’을 검색해보면 정말 많은 콘텐츠들이 뜨는데 그냥 봐서는 잘 이해 할 수가 없다. 그저 점토놀이 같은 걸 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채팅방에 들어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그런데 이 여러 사람이 다름 아닌 한 사람 이라는 것. 한 사람이 여러 버전으로 실시간 역할놀이를 하듯 대화를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선생님이 되었다가 같은 반 친구가 되었다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버전들이 나누는 대화가 같은 또래들에게 공감을 주고 위로를 주는 특이한 매력이 있다. 편애를 했던 담임선생님을 응징한다던가 하는 이야기들이다. 왜 한 사람이 여러 버전이 되어 대화하는가? 바로 주도권을 갖는다는 의미가 있다. 내가 주도해서 대화를 이끌어가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들은 스스로가 주인공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세상을 이끈다. 기존에 기성세대들이 너무 많은 주도권을 가진 것에 대한 반사작용이다.

알파세대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유튜브를 넘겨가며 아주 직관적이고, 자기 주도적으로 세상을 접했다. 유튜브만 보면 바보 된다고 하지만,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이야기 일수도 있다. 500년 전 책이 대량으로 인쇄되어 나올 때, 자기가 쓴 책이 아닌 인쇄된 책을 보면 바보가 된다고 했단다. 원하는 것을 바로 바로 습득하고 빠르게 자기만족을 찾아가는 이 알파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이 거의 모든 주도권을 갖고 이끌어가는 세상을 거부한다. 나를 포함하여, 이제 알파세대들이 살아갈 사회에서 기득권이 되는 우리들은 완전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들과 협업하고 이들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갈 사회에서는 기존의 상하 조직문화는 완전히 버려야 할 것이다. 개개인의 수평적 관계 속에서 개개인에게 권한을 완전히 위임해주는 방식으로 일해야 할 것이다. 586 세대들이 수십년을 정치권 주요요직을 장악하고 다음 세대들은 그저 애 취급했던 시대와는 정말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손수조
손수조

◇ 장례지도사

◇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연구위원

◇ 전)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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