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근 회장 제너시스 대표이사 사임…사내이사, 이사회 의장 유지
아들 윤혜웅 제너시스 최대주주…2011년부터 진행된 승계작업 사실상 마무리
제너시스 내부거래로 안정적 수익, 제너시스BBQ 지분 매입으로 이어져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 /사진=제너시스 BBQ
윤홍근 제너시스 BBQ그룹 회장. /사진=제너시스 BBQ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이 지주사 제너시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사임했지만 이미 승계작업은 끝냈기에 표면적인 세대교체 전 시간만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30일 업계에 따르면 윤홍근 회장은 8월 9일 제너시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해외 사업에 몰두한다.

해외 사업을 위해서지만 대표이사직을 놓은 이유는 윤홍근 회장의 ‘치킨 3만원’ 발언 이후 회복되지 않는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윤홍근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 놓았음에도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해 여전히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 후임 대표이사로는 윤홍근 회장의 동생인 윤경주 제너시스BBQ 부회장이 맡음에 따라 여전히 가족회사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와 함께 제너시스BBQ 그룹의 경영승계작업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이기에 윤홍근 회장의 아들인 윤혜웅 씨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기 전 경영수업 기간이 필요할 뿐이다. 윤혜웅 씨는 올해 25살로 해외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브랜드 BBQ의 법인인 제너시스BBQ는 지주사인 제너시스가 64.12% 지분율로 최대주주며 제너시스는 윤혜웅 씨가 62.62%로 최대주주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나타난 제너시스(舊 지엔에스푸드)의 최초 공시는 2006년 감사보고서로 이때 이미 윤혜웅 씨는 40%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였다. 같은 해 제너시스BBQ(舊 제너시스) 최대주주는 윤홍근 회장으로 51.67%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제너시스BBQ의 지분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긴 건 2008년으로, 윤홍근 회장의 동생 윤인상 전 bhc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10% 지분이 가족회사인 지엔스로지스틱스로 넘어 갔다.

이어 이듬해 지엔스로지스틱스가 35.82%로 최대주주가 됐고 이와 함께 제너시스가 제너시스BBQ 지분 31.07%를 확보했다. 대신 윤홍근 회장이 26.75%로, 아내 김은경 씨는 13%에서 2.84%로 줄어드는 등 개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이 감소했다.

제너시스BBQ 지분이 현재 구도로 잡힌 건 2011년으로 제너시스는 지엔스로지스틱스를 흡수합병하면서 지분율을 크게 늘렸고 이때 사명도 제너시스로 변경했다. 舊 제너시스는 이에 맞춰 제너시스BBQ로 이름을 바꿨다.

비슷한 시기 윤혜웅 씨도 지주사 지분을 늘려 갔다. 2008년까지 40%였던 윤혜웅 씨의 지주사 지분율은 2009년 48.4%로 늘었고, 2011년 제너시스가 합병으로 제너시스BBQ 지분을 확대하던 시기, 윤홍근 회장이 지분을 증여하면서 윤혜웅 씨 지분이 62.62%가 됐다.

BBQ 미국 맨해튼 K-타운점 그랩앤고 매장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코로나19 이전 촬영). / 사진=BBQ
BBQ 미국 맨해튼 K-타운점 그랩앤고 매장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다 (코로나19 이전 촬영). / 사진=BBQ

지분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 지주사를 내부거래로 키워주려 한 움직임도 보인다. 제너시스는 이전 지엔에스푸드 시절부터 내부거래에 의존해 사업을 유지해왔다.

2006년 제너시스 매출액은 112억원으로 이중 제너시스BBQ가 83억원을 차지했으며 총 내부거래매출액은 98억원이다. 당시 제너시스 사업이 ‘조미료 및 식품첨가물 제조업’, ‘기타 식료품 제조업’, ‘기타 위에 부대되는 사업’으로 정해져 있어 BBQ 사업에 사용되는 재료들을 거래 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제너시스 매출액은 내부거래 규모에 따라 좌우됐다. 2011년 51억원 매출을 기록했던 해 내부거래 또한 예년보다 줄어든 50억원을 보였다.

2014년 제너시스 내부거래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회복됐고, 이후 매년 1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계열사를 통해 올릴 수 있었다. 지난해도 제너시스BBQ가 102억원의 매출을 올려줬고, 이는 지분법 이익을 제외한 사업 매출의 80%에 이른다.

내부거래는 지주사에 수익을 안겨주는 것만이 아니라 제너시스BBQ 지분을 최초 매입할 능력을 만들어준 역할도 했다. 2008년 제너시스BBQ 지분 매입 전 제너시스가 보유하고 있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익잉여금으로 96억원을 쌓아 두고 있었고, 이는 높은 영업이익률 덕분이었다. 2008년 제너시스 영업이익률은 1.0%에 불과했지만 2007년에는 24.5%, 2006년에는 17.7%였다.

또한 100억원 이상의 거래 규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너시스는 2008년까지 차입금을 전혀 만들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재정상태를 유지하며 운영해 오고 있었다.

지난해 제너시스는 2년전 발행해 매각한 교환사채와 큐캐피탈이 보유한 제너시스비비큐 구주 30.54%를 전액 인수하면서 제너시스BBQ 지분율을 99.85%까지 끌어 올렸다. 큐캐피탈은 2019년 KB증권과 함께 제너시스와 윤홍근 회장이 보유한 제너시스BBQ 지분 중 30%를 600억원에 인수했고 동시에 교환사채도 600억원어치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제너시스BBQ는 제너시스에 1650억원을 빌려주면서 제너시스BBQ와 제너시스가 함께 부채가 늘어난 상태다. 이자비용이 아직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해 부채 부담이 생겼기에 당분간 재무 관리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뉴스워치>는 제너시스BBQ 측 의견을 들어보고자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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