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방침에 “소수 특권층 배불리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지난 4일 울산시 남구 엑소21컨벤션에서 열린 ‘울산 당원·지지자와의 만남의 자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지난 4일 울산시 남구 엑소21컨벤션에서 열린 ‘울산 당원·지지자와의 만남의 자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초반부터 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의원이 윤석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나서면서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권 레이스 초반 이 의원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보이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을 넘어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지난 6∼7일 이틀간 강원, 대구·경북, 제주, 인천 등 네 곳에서 열린 순회경선에서 권리당원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누계 득표율 74.15%를 기록했다. 뒤이어 박용진 의원의 누계 득표율은 20.88%, 강훈식 의원의 누계 득표율은 4.98%에 그쳤다.

당권 레이스 초반 대세론을 입증한 이 의원은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 방침에 대해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고 비판하며 ‘윤석열 정부’ 때리기에 나섰다. 이는 당내 당권 경쟁자들의 ‘사법 리스크’ 등의 공격에 대응하기보다는 당 밖으로 화살을 돌려 제1야당 당대표 후보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국가가 보유한 국유재산 가운데 생산적으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유휴·저활용 재산을 향후 5년간 총 ‘16조원+α’ 규모로 매각해 민간 주도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하겠다”며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활용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재명 “국유재산법 개정 추진”, 안철수 “입법 전쟁 예고, 심각한 우려”

이재명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의 국유재산 민간 매각은 ‘허리띠 졸라매기’가 아니라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매각한 국유재산을 누가 사겠나. 시세보다 싼 헐값에 재력 있는 개인이나 초대기업에 돌아가게 될 것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과 투기가 일어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주장하는 ‘허리띠 졸라매기’라는 명분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면 1년에 13조원 이상의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슈퍼리치 감세’부터 철회하면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부터 똑바로 하겠다. 우선 기재부가 국회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국유재산 팔지 못하도록 국유재산법 개정부터 추진하겠다”며 “무능, 무책임, 무대책 3무(無) 정권의 거꾸로 된 민생대책을 바로잡고 위기에 걸맞은 해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식이라면 대선에 패배한 분이 승복하지 못하고, 다수당 안에 별도의 정부를 세우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면서 비판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안 의원은 “올해 국가채무는 1천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준칙 마련, 조세개편, 국유재산 매각 등을 통해 재정건정성을 강화하려는 것은 당연하고도 합리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의원께서는 아직 국유재산 매각 과정이 진행되지도 않았는데 ‘국가의 재산을 헐값에 부자들에게 넘기려 한다’는 가짜뉴스식 발언으로 입법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전당대회는 초반부터 이재명 의원이 압도적 독주를 이어가면서 경선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와 관련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전대를 살펴보면 흥행이 된다고 해서 그 이후 당 지지율이 올랐느냐. 흥행은 부수적인 평가일 뿐”이라며 “전대가 극적으로 흥행한 것은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대표가 당 대표로 선출됐을 때였는데 그 분은 지금 잘리지 않았나. 그런 것을 보면 흥행무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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