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강훈식 단일화 감감무소식, 당원투표는 이미 시작

지난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2일 강원 춘천시 G1방송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박용진(왼쪽부터), 강훈식, 이재명 후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여겨졌던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 단일화가 진척을 이루지 못하면서 무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치러진 예비경선 결과 당 대표 경선 구도는 이재명 의원과 97그룹인 박용진·강훈식 의원과의 대결 구도로 재편됐다. 민주당 당권 레이스 초반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97그룹의 후보 단일화가 막판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혀왔다.

박용진·강훈식 의원은 예비경선 이후 단일화 논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성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박용진 의원이 단일화에 적극적인 반면 강훈식 의원이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이재명계 “단일화 쉽지 않아”... 막판 성사 가능성도

박 의원은 단일화 시한을 8월 3일 이전으로 제시했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9일 MBC 라디오에서 “8월 3일부터 강원도, 대구경북의 당원들이 투표를 시작한다. 대의원들은 맨 마지막 날 8월 28일 투표를 하게 되고 또 여론조사는 두 번에 걸쳐서 발표를 하게 되고 그걸 합산해서 최종적으로 반영을 한다”며 “그러니까 당원들이 선택을 하시기 전에 단일화의 결과가 나오는 것이 가장 좋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3일 민주당 인천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원 투표가 오늘부터 시작한 만큼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단일화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이 제시한 최적의 단일화 시한은 이미 지났다. 첫 지역순회 경선지인 강원과 대구·경북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지난 3일 시작됐고, 4일 제주·인천 지역 당원투표도 시작됐다.

그러나 강 의원은 당장 단일화에 나서기보다는 자신의 비전을 알리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강 의원은 지난 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단일화에 대해 “박용진 후보의 1대 1 구도라는 것은 본인의 희망”이라며 “어대명이라는 대세적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는 확장성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저는 아직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저의 비전을 알리면 지지율이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1대 1 구도에 누가 적임자인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바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97그룹’의 후보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막판 단일화 성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친이재명계’ 정성호 의원은 5일 YTN라디오에서 “처음 예비경선 들어가기 전부터 다른 주자들이 극적인 단일화를 했다고 하면 뭔가 달라졌겠죠”라며 “단지 선거를 이기기 위한 정략적, 정치공학적 단일화가 아니라 이재명과 달리 ‘우리가 추구하는 민주당은 이렇다’, 새로운 비전과 가치, 시대정신을 반영한 노선들을 제시하면서 단일화하고 이재명 후보와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단일화는) 쉽지 않다고 보고, 효과도 없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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