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롯데바이오로직스 자회사 편입…BMS 계약주체 변경 이어 바이오 사업 본격 추진
신생설립 롯데 바이오로직스 신사업 추진비용 롯데지주 의존
롯데지주는 장기 CP 발행했지만 채무상환 목적…30% 배당성향 지킬 수 있을까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지주사가 있는 ‘롯데타워 ’ 전경. 사진=롯데그룹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지주사가 있는 ‘롯데타워 ’ 전경. 사진=롯데그룹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롯데지주가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수직 계열화하며 바이오 사업을 키울 준비가 끝났지만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앞두고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이와 맞물려 최근 롯데지주의 재무가 좋지 않음에 따라 대신 배당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지난 1일 롯데지주는 80% 지분출자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편입 완료 통지에 따라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자회사로 편입한다고 공시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롯데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위해 지난 6월 설립한 법인으로 초대 대표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이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 신성장 2팀장을 맡은 이원직 상무가 선임됐다.

지주사 편입에 앞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7월 미국에 생산법인을 세웠으며, 같은 달 28일 롯데지주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과의 계약 주체를 롯데지주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전했음을 알렸다.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이원직 대표이사도 근무했던 곳으로 지난 5월 롯데지주는 자산양수도 계약을 맺어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계약주체와 자회사 편입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지만 아직 자금은 부족하다. 현재 롯데바이오로직스 자본금은 10억원이며 롯데지주와 일본계 자금으로부터 출자 받은 금액은 140억원 정도다.

롯데지주 1분기 말 기준 재무 상황. / 사진=롯데지주
롯데지주 1분기 말 기준 재무 상황. / 사진=롯데지주

이에 따라 롯데지주가 계속해서 자금을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5월 5년 간 38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으며, 이중 바이오 사업은 해외 기업 인수에 이어 국내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바이오 사업은 앞으로 10년 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이 인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의 시러큐스 공장은 총 3만5000ℓ의 항체의약품 원액(DS)을 생산할 수 있으며, 롯데그룹은 추가로 10만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계획을 위해서인지 롯데지주는 올해 들어 자금을 모으는 중이다. 롯데지주는 지난 2월 2100억원에 이어 올해 2분기 5100억원의 자금을 장기 CP로 조달했다. 또 지난 2월 3000억원, 7월 말 4000억원은 회사채 발행을 통해 모았다.

하지만 나가야 할 돈도 만만치 않다. 지난 2월 회사채는 올해 3월과 4월 만기가 돌아오는 CP 상환에 사용됐으며, 4월에 발행한 CP도 올해 7월과 8월 만기 채무 상환이 목적이다. 롯데지주의 올해 1분기 말 유동부채는 5400억원이다.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롯데지주는 배당성향 30% 이상 유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롯데지주 IR 자료에서는 별도 손익 기준 30% 이상의 배당성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이와 함께 낮아진 주가에 대한 대응으로 신성장동력 마련을 내세웠다.

롯데지주 2022년 1분기 실적. / 사진=롯데지주
롯데지주 2022년 1분기 실적. / 사진=롯데지주

배당확대와 신성장동력 마련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롯데지주에게 재무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롯데지주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1392억원이며 당기순이익은 -363억원을 기록했다. 또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975억원이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65억원이다.

롯데지주만 놓고 본다면 재무적으로 걱정할 상황은 아니지만, 10년 간 2조5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면 앞으로 차입금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지주는 올해 1분기 154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500억원 가량 증가한 실적을 발표했다. 분기순이익도 1437억원으로 전년 동기 572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롯데지주의 배당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증가는 롯데칠성 연결 편입 효과 및 코리아세븐의 적자 규모 축소에 기인한다”며 ““올해 1분기 별도 순이익의 급증은 올해 롯데지주의 주당배당금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때 8만원을 넘던 롯데지주 주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현재 3만70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지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주주들이 이런 부분을 지적함에 따라 기업가치 상승도 필요하지만 당장 배당을 통한 주주이익환원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롯데지주는 보통주는 주당 1500원, 우선주는 1550원, 총 1073억원을 배당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적어도 1000억원대의 배당금과 함께 평균 2500억원의 바이오 사업 투자금이 향후 몇 년간 고정비처럼 나갈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당초 롯데칠성 연결 편입 효과와 코리아세븐의 적자 규모 축소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되면서 배당도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대규모 투자가 예상돼 있는데다 당분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보수적인 재무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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