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체제’로 전환 절차 착수, 5일 상임전국위·9일 전국위 개최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두현 전국위 부의장, 서 의장, 정동만 부의장./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이 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전국위원회 및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두현 전국위 부의장, 서 의장, 정동만 부의장./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일 의원총회를 열고 최근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받은 이준석 당 대표의 ‘사고’ 상황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것에 뜻을 모으고 ‘조속한 비대위 체제 전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와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 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최고위원 4명은 지난 2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을 결정할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열릴 예정인 상임전국위원회에서는 현 상황이 당헌·당규상 비대위로 전환해야 하는 ‘비상 상황’인 지에 대한 유권 해석을 내리고 비대위로 결론이 날 경우 당헌 개정 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당헌 96조에 명시된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을 ‘당 대표 또는 당 대표 권한대행’에서 ‘당 대표 직무대행’을 추가하기 위해서다. 이준석 대표의 직무가 정지된 이후 국민의힘이 당대표 권한대행 체제가 아닌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내용이 추가된 당헌 개정안은 9일 예정된 전국위 의결을 거치게 되고 이후 국민의힘은 곧바로 비대위원장 임명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서병수 “이준석 복귀 불가능”, 이준석 “당, 비상 상태 아니다”

전국위 의장인 서병수 의원은 3일 오후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상임전국위를 5일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개최하고, (개최) 3일 전에는 공고하게 돼 있는 전국위의 경우 9일 오전 9시에 열어 당헌 개정안을 의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당헌 개정이 마무리되면 다음 수순으로 비대위원장을 의결해서 임명 결의를 할 수 있다”며 “가급적 8월 9일, 늦어도 10일까지는 상임전국위, 전국위에서 해야 할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 의원은 비대위 출범 이후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성격과 관계없이 당헌·당규상 비대위가 출범하면 최고위라는 지도부가 해산하도록 돼 있다. 자동적으로 이 대표도 제명이랄까, 해임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의원은 비대위의 성격에 대해서는 “가급적 짧은 기간 안에 임시 전당대회를 하기 위한 임시적인 비대위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라며 “비대위 다음에 열리는 전당대회이기 때문에 (새로운 지도부는)2년 임기를 가진 온전한 지도부가 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날짜를 확정지으며 비대위 체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당 내에서는 비대위의 성격과 임기 등을 놓고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자신이 징계 기간이 끝난 후 당무 복귀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이 될 경우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상이 아니라고 해서 지난 3주 동안 이준석은 지역을 돌면서 당원 만난 것밖에 없는데 그 사이에 끼리끼리 이준석 욕하다가 문자가 카메라에 찍히고 지지율 떨어지니 내놓은 해법은 이준석의 복귀를 막는다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그리고 그 판단 이후에 어떻게든 실현시키기 위해 당헌당규도 바꾸고 비상 아니라더니 비상을 선포한다. 사퇴한 최고위원이 살아나서 표결을 한다”며 “용피셜하게 우리 당은 비상 상태가 아니다. 내부총질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참 달라졌고 참 잘하는 당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언급한 ‘용피셜’은 오피셜(official)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을 합성한 말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당규를 입맛대로 해석해선 안된다. 현 당헌당규대로면 비대위 출범은 불가능하다”며 “비대위 출범하면 이준석 대표 복귀 불가능하다는 서병수 전국위 의장의 당헌당규 해석은 오류”라고 주장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