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TV 시장 역성장했지만…하반기 카타르 월드컵 수혜 기대
'거거익선', '게이밍' 트렌드 모두 충족하는 LG전자 OLED TV 라인업
55·65형만 출시된 QD-OLED…QNED 양산 지연 속 프리미엄 제품군 경쟁력 강화 필요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TV 시장 회복세가 기대되고 있다. 하반기 TV 시장 구도는 LG전자의 OLED TV가 대세론을 굳혀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QD-OLED TV 제품 라인업 확대에 나설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 따르면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VD) 매출액은 14조8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00억원으로 66% 하락했다.

또 LG전자 HE사업본부는 매출액 3조4578억원, 영업적자 189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는 TV 시장의 비수기이기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향이 컸다. 삼성전자는 “펜트업 수요 기저효과와 최근 지속 중인 고금리, 고물가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향으로 소비가 감소했다”고 설명했으며 LG전자는 “매출은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 따라 주요 선진시장 판매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패널가 하락 등 재료비 개선 요인 있었지만 매출 감소 및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자원 투입 증가로 전년 동기보다 악화됐다”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은 어느정도 예상됐던 일이었다.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는 “수요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새롭게 출시한 Neo QLED, 더 프리스타일 등 신모델 판매를 본격화하고 프리미엄 수요를 선점해 매출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LG전자는 “시장 환경은 전년 동기 대비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 및 러시아 시장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프리미엄 제품군 시장 수요는 지속할 것”이라 전망했다.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하반기 TV 시장 수요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 사진=FIFA 홈페이지
올해 11월 열리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하반기 TV 시장 수요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 사진=FIFA 홈페이지

불확실성은 크지만 하반기는 2분기만큼 수요가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이 예정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은 전년 대비 4000만대, 2012년 런던 올림픽은 700만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1000만대 TV 판매가 늘었다.

하반기 계절적 성수기까지 앞둔 시기에 좀 더 유리한 건 LG전자다. LG전자는 HE 사업본부 실적이 하락하긴 했지만 OLED TV는 오히려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체 TV 시장이 역성장하는 환경에서도 올해 상반기까지 OLED TV 실판매는 전년 대비 약 20% 중반 수준 성장하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2022년형 올레드 TV 인치별 풀 라인업 구성. / 사진=LG전자
LG전자 2022년형 올레드 TV 인치별 풀 라인업 구성. / 사진=LG전자

최근 TV 시장 트렌드는 ‘거거익선’과 ‘게이밍’으로 요약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 6월 조사 자료에서 올해 70인치 이상 TV 제품 점유율은 매출 기준 20.1%로 전망했다. 2019년 10.2%, 2020년 14.4%, 지난해 18.2%에 이은 증가추세다.

또 코로나19로 재택시간이 늘어나고, 게임 시장이 커지면서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지난해 1800만대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31%가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오디세이 네오 G8’과 LG전자의 ‘LG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와 같은 게이밍 전용 모니터도 있지만, TV를 게이밍용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늘고 있다.

LG전자는 OLED 대세론을 내세우면서 프리미엄 TV 라인업 제품을 확장해왔다. LG전자는 2022년형 올레드 TV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대 97형과 최소 42형을 추가하며 올레드 에보 갤러리에디션을 포함해 22개 모델을 출시하며 선택권을 넓혔다. 거거익선 트렌드와 게이밍 트렌드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구성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QD-OLED TV는 라인업 확장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QD-OLED TV는 북미와 유럽에 65인치와 55인치만 출시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2500달러(한화 약 300만원)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 삼성전자 점유율은 2019년 52.4%에서 2021년 42.1%로, LG전자는 17.3%에서 24.3%로 증가했다. TV 시장 역성장에도 OLED TV 판매량이 증가한 건 이런 추세가 반영돼 있다. OLED TV는 1500달러 이하 가격대 제품이 없어, 사실상 모든 제품이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한다.

올해 4월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페널 수율 75%를 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QD-OLED 생산능력은 8.5세대, 65인치 패널 3장과 55인치 패널 2장을 찍어낼 수 있는 크기로 월 3만장 정도로 알려져 있다. 65인치 108만장, 55인치 72만장으로 아직 생산량이 부족하며 대형 TV 패널도 아니다.

삼성전자 Neo QLED 8K 189 cm 스탠드형. /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 Neo QLED 8K 189 cm 스탠드형. / 삼성전자 홈페이지

삼성전자 QD-OLED TV는 ‘퀀텀닷나노로드발광다이오드(QNED)’ 양산 때까지 프리미엄 제품군을 책임질 모델로 여겨지는 가운데 QNED 양산 시기가 2025년에서 2026년으로 늦어진다는 말이 나오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프리미엄 시장군에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려면 QD-OLED TV 제품군 확대가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기존 Neo QLED 등 최상위 프리미엄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QD-OLED TV 패널을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도 투자하기를 망설인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유비리서치는 “가격적 측면에서 삼성전자의 4K Neo QLED TV 시리즈와 LG전자의 4K OLED TV 시리즈의 가격들이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전체 TV 시리즈 안에서는 QD-OLED TV가 4K Neo QLED와 8K Neo QLED 사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올해에는 이러한 가격 기조들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하반기의 아마존 프라임 행사나 카타르 월드컵 기간에 따른 공격적인 마케팅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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