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기준 최대 매출액 13조8100억원 기록
물가 상승, 공급망 이슈 등 하반기 시장 전망 불확실성 증대
DDR5 확대, 원가절감 효과 지속 등 수요 살아나면 호실적 기대

SK하이닉스 2022년 2분기 매출 분석.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2022년 2분기 매출 분석. / 사진=SK하이닉스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상반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계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하반기를 견뎌라’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분기 매출액은 13조8100억원, 영업이익은 4조1900억원이다. 매출액은 지난해 인수한 솔리다임을 제외해도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2분기 원달러 환율은 1분기 평균 대비 5%가 상승했다”며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계산해보면 “2분기 매출액은 5000억원이 증가했으며, 원가 비용 중 엔화를 제외한 35%가 환율 영향을 받았고 이를 차감하면 영업이익은 4000억원 증가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 매출은 시장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가운데 올린 실적이라 다행스럽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중국 일부 지역 봉쇄 조치와 공급망 이슈 등이 소비자 구매 심리 뿐만 아니라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2분기 PC와 모바일 수요 약세가 심화되면서 SK하이닉스 D램 출하량은 계획했던 10% 중반대는 달성하지 못했고 평균판매단가도 다소 하락했지만, 컴퓨팅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해 10% 정도 상승시키며 매출을 증가시켰다.

낸드플래시는 소비자향 제품 수요가 약세를 보였지만 SSD 판매 확대로 대응하며 출하량은 솔리다임과 합할 시 한 자릿수 후반, 제외 시 10% 초반 증가했다. 평균판매단가는 전분기 대비 한 자릿수 초반대 상승했다.

SK하이닉스 제품·응용처별 매출액.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제품·응용처별 매출액. / 사진=SK하이닉스

하반기 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년간 IT제품 수요가 비대면 경제의 확산과 보복소비 등으로 기대 이상 성장했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제약돼 충분한 제품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메모리 수요에도 일부 부정적 영향을 줬으며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개인 소비 심리 위축에 이어 기업들의 비용 감축 움직임도 눈에 띈다”고 말했다.

상반기 약세를 보인 PC와 스마트폰 등 소비자향 제품들은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구매력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기업향 PC 수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연간 PC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모바일 시장 또한 경기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향 제품에 대한 수요가 둔화되면서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서버 시장은 상반기 일부 부품 부족으로 서버 구축 계획에 영향을 줬음에도 전반적인 수요는 견조했지만, 하반기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추진하며 투자 축소를 축소하고 보유재고를 우선적으로 소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불확실성이 높아져 매일매일 바뀌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숫자를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3분기 예상 출하량을 원래보다 대폭 낮췄지만 D램은 시장에서 예상하는 전체 10% 초반 상승 정도는 맞출 것이며 낸드는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수준을 가져가려 한다”고 말했다.

또 “PC시장은 연간 출하량이 감소하나 게이밍 PC 등 고용량 PC 비중이 증가해 채용량도 증가하고 있으며, 모바일 시장은 하반기 신제품 출시로 플래그십 모델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개별 기업들의 온프레미스(On-Premise) 투자 축소는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설비투자 대신 운용비용을 늘리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클라우드 산업과 데이터센터향 수요는 지속 성장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는 DDR5 제품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수익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하반기를 잘 견디면 또 다시 호실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SK하이닉스는 “D램 1anm 제품과 낸드 176단의 수율개선과 비중확대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며 “DDR5는 올해 PC고객 중심에 이어 인텔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Sapphire Rapids)' 양산이 연기됨에 따라 서버향 제품이 내년에 본격적으로 판매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LPDDR5 제품도 플래그십 모델에 채용되면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또 수율 개선을 통해 원가절감 효과도 진행중이라 수요에만 적절히 대응한다면 큰 위기는 없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년 간 D램과 낸드 모두 원가절감분이 평균판매단가 하락분을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어렵고 고객 재고 수준 높아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시장에 어려움을 주는 판매 방식은 지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한 HBM3 D램. /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양산한 HBM3 D램. / 사진=SK하이닉스

올해 6월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며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한 고성능·고부가가치 D램인 'HBM3'도 수익성을 기대케 한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계획을 조절해 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연간 투자 규모는 지난해 대비 증가했지만, 올해 말 예상되는 재고 수준을 고려하고 내년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량과 이에 필요한 투자 수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며 “장비 리드타임 이슈가 해결되고 있어 시장 수요에 맞춰 설비투자 계획을 조정할 여지가 커지고 있으며, 몇 가지 시나리오 중에는 설비투자가 상당폭 감소되는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또 SK하이닉스는 “전체 설비투자 중 인프라 투자가 많지만 최근 전력 상황이나 관련 원가를 고민을 해볼 때 인프라 투자는 미래 운용비용을 낮추는 구조다”며 “용인 부지를 포함해 다양한 인프라 투자와 토지 구매가 예정돼 있지만 장비 투자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줄일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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