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실천 목표로 KAIST에 인공광합성 연구소 설립 등 총 200억원 지원
온실가스·이산화탄소로부터 태양 에너지를 활용해 고부가 가치 생산물 창출
상용화될 경우 탄소중립 정책과 밀접한 기술 확보로 선도적 위치 선점 가능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금융권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영문 앞글자) 경영을 선포하며 ‘환경’(Environment)과 관련해 다양한 탄소중립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제조, 에너지, 화학 등 다른 산업 분야와 비교했을 때 금융권의 탄소중립 정책은 주로 ‘탈석탄 기업에 대한 대출 심사 및 자금 지원 강화’로 압축되는데 여기에 추가로 연구개발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금융그룹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바로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그룹, KAIST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ESG 미래전략' 업무협약식./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KAIST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ESG 미래전략' 업무협약식./사진=하나금융그룹

6일 하나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초 KAIST와 ‘2050 탄소중립’을 현실화하기 위한 ESG 미래전략 업무 협약을 체결한 후 관련 프로그램 운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학술활동 지원, 인공광합성 연구소 공동 설립 등 자금 지원을, KAIST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우수한 결과물 창출을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결정했다.

이번 업무 협약의 핵심은 ‘인공광합성’이라는 개념으로 압축된다. 인공광합성은 식물의 엽록소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영양분인 포도당으로 바꾸는 광합성 작용을 흉내낸 기술을 뜻한다.

하나금융그룹이 제공한 자료를 보면 광합성은 명반응과 암반응으로 구성된다. 명반응은 빛에너지에 의해 물이 분해돼 전자, 수소이온, 산소를 만들어내는 과정이고, 암반응은 전자·수소이온 및 이산화탄소로부터 포도당을 만드는 과정이다.

인공광합성은 광촉매·태양전지 등을 활용해 광합성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지만, 자연 현상과 달리 최종적으로 포도당이 아닌 수소·메탄올과 같은 연료나 일산화탄소 등 기타 산업원료를 최종적으로 생산하게 된다는 게 하나금융그룹 측 설명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 명칭인 ‘CCUS’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 활용하는 친환경 기술을 의미한다. CCUS는 Carbon(탄소), Capture(포획), Utilization(활용), Storage(저장)의 약자다.

해당 기술은 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기술(CCS)과 탄소를 포집·활용하는 기술(CCU)로 구분된다. 다만, CCS는 현재 석유회수증진 등 전 세계적으로 대규모 상업용 설비가 운영 중인 반면에 CCU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산업 분야다.

하나금융그룹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 신재생에너지를 늘려야 하지만, 한계점이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시간에 따른 발전량 차이에 따른 생산의 불균일성과 경제성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도 CCUS 활용한 배출량 감축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대한민국 2050 탄소중립 전략 발표에서도 전력 부문 2030 NDC 달성과 2050 탄소중립을 위해서 가장 핵심적인 부문으로 CCUS 기술 적용이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인공광합성 관련 이미지./사진=하나금융그룹
인공광합성 관련 이미지./사진=하나금융그룹

실제로 18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농도는 인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전 세계 평균 기온은 지난 100년 동안 약 1℃ 상승했으며, 이를 막지 않으면 이상기후는 점점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이 ‘0’가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 전환해야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 가능하다”며 “EU, 미국, 한국, 일본 등이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그룹이 연구개발 투자에 나선 인공광합성은 CCUS 기술 중 한 분야로 이산화탄소 저감에 그치지 않고, 탄소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 관련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미래유망한 분야로 전 세계적으로 기술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해당 분야의 조기 진입을 통한 시장 선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해 하나금융그룹과 KAIST는 ESG 신기술 개발 및 가치창출을 목표로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기여 등 진정성 있는 산학협력 추진에 나서고 있다.

협약 내용을 보면 하나금융그룹은 ▲기초과학 및 융합기술 등 다양한 학술활동 및 그룹의 ESG경영 실천을 위한 100억원 지원 ▲미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사회적 기여 및 사회발전을 위한 마중물로 인공광합성 연구소 공동 설립 투자금 100억원 등 총 2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동안 금융권의 탄소중립 정책이 탈석탄 기업 대출 규제, 종이 및 전기 절약 등에 집중됐다면 하나금융그룹은 경쟁사들과 다른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KAIST, 하나금융그룹의 인공광합성 관련 협약 모식도./사진=하나금융그룹
KAIST, 하나금융그룹의 인공광합성 관련 협약 모식도./사진=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KAIST와의 협약은 금융기관과 연구기관의 획기적인 콜라보로 향후 금융권의 탄소중립 ESG 경영 활동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하나금융그룹은 앞으로 30년 동안 그룹 내 모든 관계사가 참여해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 탄소배출량 ‘Zero’와 석탄 프로젝트금융 ‘Zero'를 이행하기 위한 전략적 목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열린 지속가능경영유공 정부포상에서 ’종합 ESG부문 대통령상‘ 수상을 비롯해 다양한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인공광합성 연구개발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KAIST 측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Big Step for Tomorrow’라는 그룹의 ESG 중장기 비전에 발맞춰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 확대 및 사회 가치 창출을 위해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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