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ESG 경영 활성화 목표로 탄소중립 등 실천 강화
삼성화재·DB손해보험 등 대형사와 중소 보험사의 ESG 운영 방식 차이 커
‘굴뚝 산업’ 아닌 관계로 외부에 드러나는 ESG 활동 추진하기도 힘들어

[뉴스워치= 김민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보험업계도 노력을 하고 있지만,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일각에서는 오히려 ESG 활동이 저조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는 산업 특성상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이 없을 뿐 기업별로 ESG 경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를 중심으로 ESG 경영 확산을 위한 사업 계획을 발표한 후 기업마다 내부 사정에 맞춰 ESG 경영과 관련한 여러 가지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생명보험협회는 책임투자에 대한 중요성을 조기에 인식해 작년 2월 금융업권 최초로 업계 차원의 ESG 경영 실천을 선포한 바 있다.

이후 생명보험협회는 5대 금융협회와 협력해 ESG금융 정보공유 플랫폼 구축 등 녹색금융 정착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협회 회원사인 한화생명‧교보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은 CDP(Carbon Disclosure Project·탄소정보공개 프로젝트), NZIA(Net Zero Insurance Alliance·넷제로 보험 연합) 등 주요 국제협약에 가입하면서 녹색금융 활성화 정책에 동참하기로 결정했다.

녹색 금융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녹색 금융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손해보험협회도 탄소중립 등 친환경 에너지 전환시대에 발맞춘 보험 역할 강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기차, 트램 등 친환경 모빌리티에서 파생되는 위험을 보상하는 보험상품 마련을 지원하고, 수소 인프라 보험상품 개발을 추진해 탄소중립 실천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해소하겠다는 게 손해보험협회 측 설명이다.

여기에 추가로 손해보험협회는 중소기업(납품업체)이 대기업에 기술탈취 피해를 입을 경우 여기에 대한 소송비용 등을 보장하는 정책성 기술보호 보험 도입을 지원하면서 중소기업과 영세소상공인에 대한 보장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ESG 경영을 위한 보험사별 활동도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먼저 삼성화재는 작년 3월 지속가능경영 강화를 위한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친환경 보험상품 매출 확대 ▲종이 없는 보험계약 실현 ▲온실가스 감축 활동 등을 진행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ESG 경영 활동을 고객, 임직원, 주주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ESG 경영, 소비자 중심 경영 활동 및 성과를 4편의 동영상으로 제작해 발표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각 편마다 DB손해보험 김정남 부회장이 직접 출연해 ESG 경영 추진방향, 주요 성과와 향후 비전을 설명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눈높이에 맞춘 컨텐츠 제작을 위해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현대해상도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을 ESG 경영 미션으로 정하고,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의 경우 ▲환경대응 ▲동반성장 ▲미래금융 ▲윤리경영 4가지 전략 방향을 세운 후 탄소 배출 저감 활동을 비롯해 각종 사회적 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문제는 대형 보험사 외 중소형 보험사들도 ESG 경영 활동에 나서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크게 드러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통화에서 “대표적인 예로 각종 계약 서류를 작성할 때 종이를 활용하는 예전과 달리 전자서명 방식이 보편화되고 있다”며 “ESG 경영에 탄소 중립 및 환경 보호가 포함되어 있는데 대부분의 보험사는 이미 여기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는 대형 보험사와 중소형 보험사는 엄연히 기업 규모에 차이가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들도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고객들이 알아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보호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환경보호 관련 이미지./사진=픽사베이

제조, 화학, 전자, 자동차 산업과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금융업에 속해있는 보험업계 특성을 고려해 달라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솔직히 보험업이 탄소 중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노력은 전기 절약, 종이 절약 외 내세울 만한 프로그램이 없다”며 “자산관리 운용에 있어 현재 탈석탄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기존에 이미 투자한 기업의 경우 자금 철회가 쉽지 않은 만큼 일정 부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ESG 포털에 게재된 주요 보험사들의 종합등급을 보면 대부분 A 등급(한국기업지배구조원 기준)으로 상장사들 중에서 ESG 경영 성적표가 우수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ESG 경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보험사들도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내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데 많은 공을 들일 것”이라며 “다만,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기업 규모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ESG 경영 추진 방식에 대한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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