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베트남 항로 운임 245만원…12월부터 급등
동남아 항로 강점보이던 흥아해운…"워크아웃 졸업 후 상당 부분 회복"
2019년 컨테이너선 사업 떼어내며 회생…흥아라인 인수한 장금상선 실적 기대

흥아해운 홈페이지 캡쳐. / 캡쳐=김성화 기자
흥아해운 홈페이지 캡쳐. / 캡쳐=김성화 기자

[뉴스워치= 김성화 기자] 물류대란 영향이 근거리 항로에까지 미치면서 흥아해운 1분기 실적이 기대된다. 특히 흥하해운이 강점을 보이는 베트남 항로 운임이 다른 항로 대비 크게 오르면서 뼈를 깍는 노력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지 초점이 모인다.

지난 1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베트남 항로 수출 운임은 2TEU(40피트 표준 컨테이너 크기 단위) 당 245만원을 기록했다. 또 수입 운임은 281만8000원이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7.7%와 99.1%가 올랐다.

베트남 항로 운임은 지난해 12월부터 다른 근거리 항로에 비해 크게 상승했다. 관세청 자료를 보면 130~150만원대를 기록하던 베트남 항로 수출 운임은 지난해 12월 평균 221만4000원으로 급등한 후 1월 246만원, 2월 234만원을 보였다. 11월 154만원 대비 43%가 올랐다.

베트남 항로 수입 운임은 수출 운임보다 더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3월 210만원에서 올해 1월 321만원까지 상승했다. 이어 올해 2월 256만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3월에는 다시 289만원까지 올랐다.

수출 신고운임(위)와 수입 신고운임(아래). / 사진=관세청
수출 신고운임(위)와 수입 신고운임(아래). / 사진=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동남아 항로 물동량은 2011년 185만783TEU에서 2018년 294만6932TEU까지, 2015년을 제외하고 매년 5% 이상 꾸준히 증가해왔다.

흥아해운은 동남아 항로에서 점유율이 높다. 2018년 수출 물동량 기준 점유율순위는 '고려(23.4%), 흥아(11.9%), 에이치엠엠(11.0%), 장금(9.7%), 완하이(9.3%)' 순이었다.

2019년부터 일련의 회생 과정을 겪었던 흥아해운으로서는 오랜만에 희소식을 기대해 볼만 하다. 흥아해운은 지난해 물류대란 속에서도 매출 817억원으로 전년 889억원 대비 8%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흥아해운 관계자는 <뉴스워치>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까지 워크아웃을 진행하면서 화주들이 이탈했었다”며 “지난해 6월 M&A 완료 이후 화주들도 돌아오면서 상당 부분 회복된 상태다”고 말했다.

흥아해운은 2020년 3월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발생한 물류대란을 수혜를 온전히 누리기 힘들었다.

앞서 흥아해운은 2019년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로 떼어낸 후 장금상선에 360억원에 매각했다. 장금상선은 400억원 규모 흥아해운 유상증자에도 참여했으며, 흥아해운은 피케이밸브, 연운항중한륜도유한공사 등 계열사 매각까지 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또 지난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10대 1, 그외 주주들은 4대 1 비율로 차등감자를 진행했고 이어 장금상선을 비롯해 제3자 유상증자를 또 다시 진행하며 약 15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흥아해운은 이중 약 980억원을 채무상환에, 약 5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목적이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2019년 4000억원에 이르던 부채는 지난해 말 1443억원까지 줄었으며 자본잠식 상태도 벗어났다.

그룹 매출을 책임지던 컨테이너선 사업을 매각한 게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2019년 기준 흥아해운 매출 중 컨테이너선 사업은 74.3%를 차지했다. 2018년 8000억원에 이르던 자산 규모도 지난해 2472억원까지 줄어 들었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모든 부분을 안고 갈 수는 없었다는 의견이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해운업계를 재건하는 분위기였다”며 “지금 와서 본다면 매각하지 않아도 됐을거라 볼 수 있지만 당시 컨테이너선 사업 누적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었고 존속법인을 살리기 위해 내부적으로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 / 사진=한국해운협회
컨테이너선 운임 지수. / 사진=한국해운협회

2019년까지 해운업계는 저가 운임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한국해운협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운임지수가 오른건 2020년부터다. 상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를 보면 2018년 833, 2019년 811을 기록했으며 2020년 1265, 지난해 3792를 보였다. 2019년까지 이어지던 해운업계 저가 경쟁이 코로나19 속에서 반전을 보였고 이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이에 따라 흥아해운보다는 장금상선이 앞선 회생 과정의 열매를 더 크게 누릴 수 있게 됐다. 흥아해운에서 분리된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인 흥아라인은 2020년 6349억원 매출액에서 지난해 1조2368억원까지 실적이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33억원에서 3981억원으로 증가했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운임이 많이 오른 건 사실이다”면서도 “최근 유류비 등 비용도 증가하는 등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있었기에 원가를 반영해 계산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화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