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이달부터 전세값 증액분만큼만 전세대출
인터넷은행들도 가계대출 축소로 성장세 제동 불가피

이달 말부터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만큼으로 제한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달 말부터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만큼으로 제한한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도형 기자] 이달 말부터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한도를 전셋값 증액분만큼으로 제한한다. 또 임대차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전세대출이 가능해진다. 

인터넷은행들도 일부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할 방침이어서 성장세에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는 이미 전세대출 한도가 전셋값 증액분만큼으로 축소됐다. 

또 이들 은행은 임대차계약서상 잔금 지급일 이전까지만 전세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입주일과 주민등록전입일 중 빠른 날부터 3개월 이내면 대출 신청이 가능했지만 이날부터는 대출 신청 가능 기간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 인터넷은행도 일부 대출 중단하거나 축소...성장세 제동 불가피

가계대출 총량규제 여파로 인터넷은행의 속내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기업대출을 취급하지 못하고 가계대출만 취급하는 터라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게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에는 대출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신규 대출상품 출시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최근 출범한 토스뱅크까지 일부 대출을 중단하거나 대폭 축소한 상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부터 연말까지 고신용 신용대출과 직장인 사잇돌대출 등을 중단한 상태다. 전월세보증금대출은 금융당국의 총량규제 예외 방침에 최근 재개를 결정했지만 속도조절을 위해 1일 신청 접수량을 제한해 운영하고 있다. 부부합산 보유주택이 1주택 이상인 경우에는 아예 신청조차 불가하다.

토스뱅크의 경우 출범 한 달도 채 안돼 대출 취급을 연말까지 중단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으로부터 부여받은 대출한도 5000억원이 출범 9일 만에 소진됐다. 이에 토스뱅크는 3000억원의 추가 한도 증액을 요청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문제는 총량규제에 따른 여파가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은행에 절대적으로 크다는 점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그간 대출 누적액이 인터넷은행에 비할 바 없이 크고 기업대출 등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수익성 확보에 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반면 가계대출만 취급하는 인터넷은행은 그야말로 울상이다. 대부분 출범 5년도 안 됐는데 시중은행과 같은 총량규제를 적용받아 성장성에 큰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신규 여신상품 출시도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규모가 큰 여신상품 취급이 필수적인데 내년의 경우 총량규제가 더 강화될 것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주요 신상품의 출시 시기 등을 놓고 장고를 이어가는 것으로 전해진다.

◆ 서울아파트 임대차 40%가 월세 낀 계약

전방위적인 전세대출 규제로 서울에서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이 약 40%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8∼10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임대차 계약(계약일 기준) 등록은 전날까지 총 3만3435건이며, 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39.2%(1만3099건)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부터 올해까지 같은 기간(8∼10월) 대비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월세가 낀 임대차 계약 비중은 2017년 30.4%, 2018년 26.8%, 2019년 27.1%, 지난해 32.9%, 올해 39.2%로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세 품귀에 가격이 치솟으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월세 낀 계약을 맺는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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