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선주 기자] 정치인들은 요즘 자신들의 인지도·지지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SNS를 이용한다.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속도 측면이나 영향력 면에서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루 아침에 무명의 인물을 전국적인 인물로 만들기도 하지만 역으로 정치적으로 매장 당하기도 쉽게 된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후보가 SNS에 올린 사진이 논란을 빚고 있다. 윤 전 총장의 SNS 계정인 ‘토리스타그램’에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공개했다.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 사과 좋아해요’라는 글도 첨부됐다. 앞서 윤 전 총장은 또 다른 SNS 계정에 어린 시절 사진을 올리며 ‘난 사과가 제일 맛있쪙’이라고 문구를 쓰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찬양 발언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코너에 몰린 윤 전 검찰총장이 유감을 표명한 가운데 이 사진은 정치권에 또다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으로 해석하며 보수와 진보를 떠나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찬양에 대한 망언 문제는) 사과하려면 제대로 사과해야지 강아지에게 사과를 주고 이런 식의 국민 조롱 행위를 해선 정말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윤 후보가 사과 요구받자 SNS에 돌잡이 사진 올리고 지금도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문구까지 넣어서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진보당 김재연 선본​도 논평을 통해 “‘전두환 망언’을 사과하라는 국민의 요구에 조롱으로 도발한 기괴한 발상에 섬뜩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권성동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개인의 인스타그램이라는 것이 너무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가 없다.너무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현재 해당 사진을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지운 상태다. 

결국 재미 찾으려다가 본전도 못 찾은 셈이 됐다.

이처럼 정치인들의 경우 인지도나 지지도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본전도 못 찾는 경우 심심찮게 발생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2016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옥새들고 나르샤’이다.

당시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당 지도부의 ‘공천 파동’을 패러디한 홍보 영상물을 제작했다. ‘육룡이 나르샤’라는 드라마를 패러디한 이 동영상의 내용은 김무성 대표가 당 대표 직인을 들고 비장한 표정으로 대교를 건너가고, 화면에는 ‘옥새 들고 무성이 나르샤’라는 자막이 나온다. 곧이어 원유철 원내대표가 절박한 심정으로 김무성 대표를 뒤쫓는 영상이다.

결국 총선 패배와 함께 대권주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김무성 대표는 희화화된 이미지가 덧 씌어지는 계기가 됐다.

김선주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