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서비스·마케팅으로 통신3사 ‘V컬러링’ 1년만에 가입자 175만명…최근 증가 둔화
통신사별 V컬러링의 가입자 비율 SKT 54.8%, KT 37.8%, LG유플러스 7.4% 기록
V컬러링 확산 위해 무료 영상 제공·경품 지급 이벤트 등 공동 마케팅…가입자 답보 상태
애플 아이폰 등 상당수 단말기에서 쓸 수 없는 약점, 월 3300원 요금 가치 느끼지 못해

LG유플러스 모델이 V컬러링의 다양한 콘텐츠를 알리는 모습. /사진=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 모델이 V컬러링의 다양한 콘텐츠를 알리는 모습. /사진= LG유플러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3사가 공동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V컬러링’(보이는 컬러링)의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에서 제공 중인 V컬러링은 ‘숏폼’(Short-form) 영상을 활용한 보이는 영상 통화연결음 서비스다. V컬러링은 고객이 설정한 짧고 간결한 형태의 숏폼 영상을 본인(수신자)에게 전화한 상대방(발신자) 휴대전화에 통화가 연결될 때까지 미리 설정해둔 영상을 스마트폰 화면에 보여주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기존 음성 컬러링의 영상 버전으로 전화 연결 시 특정 음악이나 소리를 제공하는 ‘통화연결음’에서 짧은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는 컬러링 방식으로 진일보 된 개념이다.

지난해 9월 24일 SK텔레콤이 자사 고객들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V컬러링을 선보인 후 지난 1월 22일 KT로 서비스가 확대된 데 이어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해 LG유플러스까지 지난 5월 27일 통신 3사 공동 서비스로 V컬러링을 제공하면서 고객들은 통신사와 관계없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V컬러링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앱)에서 약 6000종의 유·무료 영상을 서비스하며 이용자가 최신 뮤직비디오, 인기 영상을 비롯해 이용자가 직접 스마트폰을 통해 촬영하거나 다운로드 받은 콘텐츠를 활용할 수도 있다.

V컬러링 서비스는 초기에 영상이 보이는 컬러링이라는 특이점으로 인해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의 호응을 받으며 큰 인기를 누렸다. 

또 피겨 여왕 김연아, 트롯스타 송가인, 개그우먼 이은지, KBO(한국야구위원회·Korean Baseball Organization) 10개 구단 V컬러링 영상 콘텐츠 등 스포츠 스타, 아이돌, 인기 연예인, 유명 셀럽 및 크리에이터 등부터 지난 8월 광복절을 앞두고 독립운동 관련 V컬러링을 제공하고 선물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며 콘텐츠 누적 뷰 3억1000만건 등으로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통신 3사의 V컬러링 서비스는 1년간 175만명의 가입자를 모았지만 최근 증가 추세가 둔화되면서 인기가 시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V컬러링 서비스를 제공받으려면 월 3300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지만 그만한 서비스 가치를 느끼지 못하는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의 아이폰 등 상당수 단말기에서 쓸 수 없는 약점 때문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20일 정보통신기술(ICT·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 업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V컬러링의 가입자 수는 통신 3사를 합쳐 175만여명이다. 가입자들을 통신사별로 보면 SKT가 54.8%, KT가 37.8%, LG유플러스가 7.4%였다.

통신 3사는 V컬러링 확산을 위해 무료 영상을 제공하고 경품을 지급하는 등 공동 마케팅도 했으지만 가입자가 좀처럼 늘지 않는 답보 상태에 빠져 들었다.

SKT가 V컬러링을 처음으로 내놓은 직후에는 가입자가 비교적 빨리 늘어 약 50일 후인 지난해 11월에 50만명에 이르렀지만 올해 들어서는 KT와 LG유플러스가 가세했는데도 5월 150만명, 8월 170만명 등 성장세가 현격히 둔화했다.

이처럼 통신 3사가 야심차게 준비한 서비스에 가입자가 몰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사용자들이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V컬러링 해지 방법을 묻는 글이 종종 게시된다. 특히 스마트폰 개통 시 일부 판매점이 요구했던 ‘필수 부가 서비스’로 V컬러링에 가입했다가 유지 기간을 채운 뒤 V컬러링을 해지하려는 이들이 흔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음성 컬러링도 이미 흘러간 구식 서비스로 인식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V컬러링을 애플의 아이폰 등에서는 아예 사용할 수 없는 등 지원 단말기의 한계도 있다.

SKT 가입자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단말기에서 V컬러링을 이용할 수 있지만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삼성전자의 3세대 폴더블(접었다 펼 수 있는 스마트폰 기기)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등 갤럭시Z 폴더블 시리즈와 갤럭시S21·S20·10 시리즈 등 30여종에서만 V컬러링을 쓸 수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MZ세대의 소비 패턴 상 FIVVE의 새로운 소비형태가 V컬러링 서비스의 인기를 시들하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사태의 팬데믹(pandemic, 전염병 대유행)와 함께 MZ세대에게서 나타난 FIVVE는 재미(Fun), 비일관성(Inconsistency), 가치(Value), 바이러스 보복소비(Virus revenge), 표현(Expression)의 약자로 최근 젊은 세대의 소비에서는 각자의 취향과 가치에 따라 지갑을 열기 때문에 ‘소비의 비정형성’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니즈(Needs)를 충족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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