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전기요금 인상…공공요금 인상 눈치, 소비자물가도 줄줄이 빨간불
농산물·서비스가격 등 줄줄이 오르는데 전기료 인상까지…물가 상승 부채질
전기요금 상승, 각종 공산품 단가 및 서비스 산업 전반에 비용 부담 이어져

서울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아파트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릴레이 소비자물가 인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우려에도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23일 ‘10~12월분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발표하고 2013년 11월 이후 약 8년 만에 전기요금이 인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은 물가를 더 자극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지자 10월부터 적용하는 올해 4분기(10∼12월)에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 당 3원 올리기로 했다. 에너지 원자재값 상승으로 더는 전기요금을 억누르기 힘들어진 데 따른 조치다. 인위적 요금 동결로 올해 한전이 막대한 적자를 본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기요금은 분기당 요금 인상 상한선까지 올렸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고 내년 대선을 고려해야 하는 민감한 시기임에도 정부가 전기요금을 올린 것은 원자재값 급등을 더는 무시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2, 3분기에는 연료비 상승에도 국민경제를 고려해 요금을 동결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할 때 품목별 가중치를 고려하면 전기요금 인상이 연간 물가 상승률에 미치는 영향은 0.0075%p(포인트)에 불과하다. 다음 달부터 주택용 전기를 350kWh(도시가구 월평균 사용량)씩 쓰는 4인 가구의 경우 매달 최대 1050원을 전기요금을 더 내야 하고 500㎾h를 사용하면 1500원 상승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원재료비인 전기료 상승은 각종 공산품 단가와 서비스 산업 전반에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생활 물가 부담은 물론 공공요금 인상 압력으로 작용해 물가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달 원유가격 인상으로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우윳값을 5.4% 올리겠다고 결정하면서 음료·빵 등 관련 상품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달부터 시중에 11조원 규모의 국민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히면서 10월부터는 카드 소비분에 대해 캐시백으로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을 지원하는 등 물가 상승의 요인이 넘쳐난다.

국제적인 흐름도 물가 상승의 압력을 더하는 모양새다. 국제 유가는 물론 원자재 가격, 곡물가 등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전세계적인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코로나19) 회복과 함께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최근 물가 흐름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소비자경제 부담 또한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상이 당장 다음 달부터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물가 상승률 역시 추가로 올라갈 수 있다.

당초 정부는 연간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란 입장이었으나 현시점에서 2%대 상승은 사실상 기정사실이 된 상황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말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상향 조정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2%)와 아시아개발은행(ADB)(2.0%)도 2%대 상승률을 예측한 바 있다.

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2.2%) 이후 9년 만에 2%대로 올라서게 된다.

실제로 8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오르면서 5개월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9월 역시 2%대 물가 상승률이 유력한 상황에서 사실상 정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 이하 달성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표적인 공공요금인 전기요금이 오름에 따라 다른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국제유가 변동 상황을 보면 원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물가가 함께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동절기의 난방 수요까지 늘어나면 가격 상승이 더 이어질 수 있으며 도시가스 등 다른 공공요금과 함께 릴레이 인상으로 인상 전체적인 물가에 상승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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