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차례상 비용 29.8만원…전통시장 25.4만원·대형마트 34.1만원
“안 오른게 없다”…계란·과일·축산물 가격 줄줄이 오름세·성수품 부담↑
피자 빼고 다 오른 외식물가, 햄버거 9%·김밥 5%↑…원재료 상승영향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추석을 앞두고 과일과 육류 추석 성수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덩달아 추석 차례상차림을 준비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도 높아진 상황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밥‧치킨햄버거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외식 품목들의 물가가 줄줄이 올랐다. 39개 외식 세부 품목 가운데 학교 급식비와 피자를 제외한 37개 항목의 지난달 가격이 1년 전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자 전국 곳곳에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자녀와 손주까지 포함해 8명이 모인다는 정부 당국의 방역 지침에 따라 올해 추석 상차림은 최대한 간편하게 하기로 했다.

추석 전날인 20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석 전날인 20일 오후 서울 망원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기에다 과일, 채소까지 값이 터무니 없이 오른 영향이다. 소고기는 한우 대신 호주산을 택하기로 했으며, 차례 음식 수도 최대한 간소하게 장만해 차릴 예정이다.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은 평균 29만 7804원이 든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비용이 지난해보다 5~6% 더 많이 올랐다. 전통시장이  25만 4296원, 대형마트가 34만 1312원으로 전통시장이 약 8만 7000원 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일과 육류를 비롯해 명절 상차림 재료 대부분의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태다.

국거리용으로 많이 쓰이는 한우 양지는 1년 전보다 6% 이상 올랐고, 구이용 안심도 13.6% 상승했다. 축산물 가격은 추석이 끝난 후에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가정 내 육류 소비가 늘었고, 재난지원금 지급도 가격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명절에 전을 부치는 데 주로 사용되는 달걀 한 판 가격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20% 가까이 올랐다. 대표적 제수용품인 사과나 배 등 과일 가격도 오름세지만, 추석이 임박하면 조금씩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수정 서울시 농수산식품공사 유통조성팀 차장은 “사과‧배 등 과일류는 예년보다 빨리 다가온 추석의 영향으로 최근 가격은 다소 높았으나 올해 작황이 양호하고 추석 전 출하 물량이 증가한만큼 추석이 지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휴가 너무 임박하면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도 추석 성수품 공급을 지난해보다 25% 확대하며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미 주요 성수품 가격이 오를 대로 오른 데다, 재난지원금과 외식 쿠폰 등이 소비 심리를 자극해, 물가는 더 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식물가 급등 CG.(사진=연합뉴스)
외식물가 급등 CG.(사진=연합뉴스)

한편 외식 물가는 지난해 8월보다 2.8% 오르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2.1%를 기록하며, 2019년 4월(2.0%) 이후 2년 1개월만에 2%대로 올라섰다. 이후 6월 2.3%, 7월 2.5%, 8월 2.8% 등으로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식 상품 가운데 전년 대비 오름폭이 가장 확대된 품목은 햄버거(9.2%)였으며, 1년 이맘 때 보다 5% 이상 오른 것은 죽(7.6%), 생선회(7.4%), 막걸리(6.5%), 갈비탕(6.2%), 김밥(5.0%) 등의 품목이었다.

외식 품목 가운데 물가 기여 비중이 가장 큰 구내식당 식사비는 4.2% 올랐으며, 치킨(2.6%) 등의 가격도 크게 상승했다. 39개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하락한 것은 무상급식 영향을 받은 학교 급식비(-100%)와 피자(-1.4%) 가 유일하다.

외식 물가 급등은 곡물가와 유가 상승 등에 따른 농축수산물‧가공식품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비주류 음료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6% 올랐다. 품목별로는 우유·치즈 및 계란이 10.6% 상승했으며, 육류(8.4%), 빵 및 곡물(7.3%), 식용유·식용지방(6.3%) 등이 오름폭이 컸다.

이처럼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은 나가서 외식을 하는 것은 물론 집밥을 해 먹는 것도 부담스러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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