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4군데만 참여…광동제약 포함해 웅진·남양유업 거론
지난달 말 입찰 접수 최종 마감 …이달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유력후보 거론된 ‘롯데칠성음료 ‧LG생활건강’ 불참선언
롯데칠성‧LG생건 “기존 보유 먹는 샘물 제품 판매 주력”
까다로워진 ‘제주 삼다수’ 경쟁입찰…생수브랜드도 많아져

물류센터에 적재돼있는 삼다수 제품들./사진=연합뉴스
물류센터에 적재돼있는 삼다수 제품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먹는샘물(생수) 시장점유율 1위 제주삼다수 판권을 둘러싼 ‘제주 삼다수’의 위탁 판매 입찰 접수가 최근 마감된 가운데 예상을 깨고 시장 분위기가 저조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생수시장의 성장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유통업체 간 눈치작전이 치열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예상을 깨고 LG생활건강, 롯데칠성음료 등 등판이 유력시됐던 업체들 대다수가 불참하면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 웅진식품, 남양유업 등은 참여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외에 생수업체나 식품업체가 아닌 ‘제3의 업체’ 등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4년 만의 입찰인 데다 2017년 분리됐던 소매와 비소매 부분이 합쳐지면서 매출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삼다수 제품군./사진=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주삼다수 제품군./사진=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삼다수는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데다 삼다수 판권을 쥐게 되면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알짜 매물이다.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 매출은 2016년 2415억원에서 지난해 2835억원으로 4년 만에 17.4% 증가했으며, 유통을 맡았던 광동제약은 삼다수로만 2341억원을 벌어들였다.

게다가 생수시장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를 거머쥐고 있다는 점도 눈독들이게 만드는 또다른 이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다수는 국내 생수시장의 42.6%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아이시스(12.1%)와 비교해도 3배 훌쩍 넘는다.

판권 입찰을 따내 9년째 삼다수 유통 중인 광동제약은 이번에도 판권사수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지만 웅진식품, 남양유업 등의 공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누가 판권을 거머쥘지 관심이 쏠린다.

제주개발공사는 제주도 이외 지역에서는 4년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협력사를 선정하며, 위탁 판매권을 넘긴다. 소매 판권은 현재 광동제약, 비소매 판권은 LG생활건강이 가지고 있다. 4년간 계약을 통해 오는 12월14일 위탁판매권이 만료된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제품을 제주도 외 지역에서 위탁 판매할 협력사를 공개 모집하는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지난 7월 게시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 생산만 맡고, 유통은 협력사에 위탁한다. 지난 31일 입찰을 접수를 마감했으며, 경쟁프레젠테이션 과정을 통해서 9월에 우선협상자 선정에 나선다.

광동제약은 이번 삼다수 입찰전에 가장 적극적이다. 9년 간 소매 부문 위탁 판권을 보유한 경험이 있는 데다 전체 매출 중 삼다수 유통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만 약 30%로 적지 않다. 만약 이번에 삼다수 판권을 사수하지 못한다면 수년 간 이어져왔던 매출 ‘1조 클럽’ 달성도 어려워지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입찰전에서 광동제약의 재계약이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17년 당시 광동제약과 제주개발공사 간에 체결한 계약에 따르면 양사 합의 하에 계약 기간을 1년 연장할 수 있다는 조건이 명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입찰 공고문을 공식적으로 낸 것은 양사 거래가 종결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될 수 있다.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페트병. 사진=롯데칠성음료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페트병. 사진=롯데칠성음료

삼다수 입찰전 유력후보로 점쳐졌던 LG생활건강과 롯데칠성음료 등은 이번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사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LG생활건강 역시 기존 먹는 샘물 제품인 강원평창수, 다이아몬드 샘물, 휘오 순수 등이 있는 데다 기존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자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생수 2위사인 롯데칠성음료를 비롯해 하이트진로음료, 동아오츠카, 오리온, 동원F&B, 농심 등 자사 생수 브랜드를 판매하는 업체들이 유력 후보자로 업계는 점쳤지만 대부분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오리온은 이미 ‘제주용암수’ 판매에 주력하고 있어 참여할 이유가 없다.

입찰전에 참여한 유력 업체는 남양유업과 웅진식품이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2년과 2017년 삼다수 입찰에 참여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국 대리점을 통해 소매 유통이 가능한 점도 입찰을 만지작거리게 만드는 요소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입찰 여부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웅진식품 역시 생수 브랜드인 가야워터를 판매 중이지만 주력 제품인 아침햇살, 초록매실, 하늘보리 등 음료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웅진식품이 판매하는 생수사업의 구체적인 매출은 비공개사항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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