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강민수 기자]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환구단(사적 제175호)는 대한제국의 역사가 서려있다. 대한제국은 구한말 외세로부터 독립된 우리나라의 주권을 세상에 만방에 알리는 중요한 장소로 환구단을 선택했다.

환구단에서 환구제 즉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것은 황제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이다.

조선시대는 ‘종묘사직’ 즉 종묘(왕실 : 정확히 하면 전임 임금)과 사직(국토)에게 제사를 지낼 수 있다.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있는 인물은 오직 황제였다. 조선은 500년 동안 하늘에 제사를 지낼 수 없었다. 조선 초기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세조10년(1464년)을 마지막으로 제사가 없었다. 그런데 대한제국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그곳이 바로 환구단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5일부터 12월 말까지 ‘황제국의 상징, 환구단과 환구제’ 테마전시를 개최한다. 그리고 환구단과 환구제에서 사용한 유물을 최초로 공개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소장 유물 중 황천상제(皇天上帝, 하늘 신), 황지기(皇地祇, 땅 신), 태조고황제(太祖高皇帝) 등의 신위를 황궁우(皇穹宇)에 봉안할 때 사용한 ‘신위병풍〔신의(神)〕’을 비롯해 각종 제기 등의 유물이 환구단과 환구제에서 사용되었던 의례용품임을 밝혀내고 국민들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신위병풍’은 대한제국을 수립하면서 만든 의례서인 ‘대한예전(大韓禮典)’에 실린 ‘신의(神)’ 도설 내용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나무에 붉은 칠을 한 곡병(曲屛)으로, 용·봉황·모란 등의 무늬를 새겼으며, 각 모서리의 용머리 장식과 맞물린 부분을 보강하는 쇠붙이인 장석(裝錫)은 도금을 하여 품격을 높였다.

아울러 ‘환구축판(丘祝板)’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으며 환구제의 축문을 올려놓는 나무판인 ‘축판(祝板)’과, 붉은색으로 ‘구(丘)’ 자를 적어 넣은 제기들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천의식(祭天儀式)을 행할 때 사용된 다양한 그릇과 도구의 일면을 보여준다.

또한,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촬영된 환구단의 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서, 일제강점기 때 황궁우와 삼문 등을 제외한 시설 대부분이 헐린 환구단의 참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일반에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들과 훼손되기 전의 환구단이 담긴 사진, 관련 의궤에 실린 그림과 설명을 통해, 환구단의 원형과 대한제국기 최고의 위상을 지닌 국가의례인 환구제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더불어 당시의 시대적 혼란 속에서 환구단의 설치와 환구제의 재개가 의미하는 바를 되새겨보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