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외직구 시장 공략…검색·결제·배송·CS 등 차별화된 쇼핑 경험
1만원 넘는 배송비 장벽 깨고 ‘무료배송’ 도입…SKT 구독서비스 연계
구독서비스 가입 안 해도 2만8000원 주문시 무료배송 혜택 제공
소통 어려워 꺼렸던 해외직구…‘아마존 고객센터’ 통해 상시 서비스
이상호 사장 “수천만가지 상품·혜택, 국가 ·언어 장벽없이 즐길 수 있어”

아마존 CG./사진=연합뉴스
아마존 CG./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앞으로 11번가에서 글로벌 1위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수만가지 상품을 한국어로 주문,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1번가가 오랫동안 아마존과 물밑작업을 통해 공들인 결과물이다. 11번가와 아마존 간 협력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아마존(Amazon)과 손잡고 오는 31일 해외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한다. 이에 따라 수천만 개 이상의 아마존 미국(Amazon US) 판매 상품을 언어장벽 없이 주문할 수 있다. 상품 배송기간도 훨씬 단축됐다는 것도 돋보인다.

11번가는 이번 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약점이었던 ‘내세울만한 콘텐츠 부족’을 아마존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하게 되면서 한 숨 돌릴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 아마존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곳은 11번가가 유일하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도서‧디지털‧리빙‧패션 등 수천만 개 이상의 아마존 미국(Amazon US) 판매 상품을 11번가 앱과 웹사이트에서 주문할 수 있게 된다. 접근성을 높이고자 모바일 앱 하단 홈 버튼 옆자리를 아마존에 내줬다. 홈 탭 바로 왼쪽에 아마존 서비스를 노출시킨 것이 눈길을 끈다.

아마존 쇼핑을 처음 접하는 고객들이 원하는 상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아마존 핫딜 상품과 인기 구매 상품 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으며, 한국 직구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을 약 16만개 가량 선별한 ‘특별 셀렉션’도 별도로 마련했다.

온라인서점이 모태가 된 아마존은 세계 최대 온라인 업체다.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품목이 워낙 다양해 일일이 셀 수조차 없다.

이처럼 아마존에서 판매 중인 모든 상품 중 한국 고객이 선호하며 국내 반입에도 문제가 없는 상품을 11번가에서 편리하게 검색하고 주문, 결제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상품과 직배송이 가능한 상품을 11번가에서도 검색·주문을 통해 결제(관부가세, 통관대행수수료 포함)‧배송까지 일사천리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판매가격은 아마존 미국 가격을 기반으로 국내 환율을 반영해 원화로 노출한다. 아마존에서 진행하는 가격 할인 및 프로모션 등도 11번가에서 똑같이 적용된다. 나아가 11번가에서만 특별 할인가에 판매하는 ‘11번가 단독 딜’도 상시로 진행된다.

무엇보다 해외직구의 걸림돌이라 할 수 있는 배송비 부담을 대폭 낮춘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SK텔레콤이 이번에 선보인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월 4900원부터)’를 선보이면서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아마존 스토어에서 구매 금액과 별개로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한다. 매달 아마존 스토어에서 이용할 수 있는 1만원 상당의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별도로 구독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무료 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아마존 스토어에서 2만8000원 이상 구매시 무료배송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무료배송 혜택은 대부분 모든 상품에 적용되지만 가구 등 일부 상품은 무료 배송 대상에서 제외된다. 향후 무료배송 기준도 변경될 수 있다.

아마존 배송./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아마존 배송./사진=아마존 홈페이지 캡처

배송 기간 단축도 눈길을 끈다. 통상적으로 아마존에서 한국으로 배송되는 기간은 영업일 기준 평균 6~10일이지만 특별 셀렉션 제품은 평균 4~6일 내에 배송된다. 11번가와 아마존은 훨씬 더 빠른 배송을 체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게다가 빠른 배송을 위해 미국 서부에 별도 물류센터까지 마련한 점도 다른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요소다.

11번가는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해외직구를 꺼리게 된다는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도 별도로 마련했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과 함께 전담 고객 전담창구인 고객센터를 개설한 것이다. 11번가에서 구매한 아마존 상품에 대해 주문, 결제, 배송, 반품, 환불 등 모든 고객문의가 이곳에서 처리되며, 한국어로 아마존 못지 않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상호 11번가 사장은 “아마존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수천만가지 상품과 혜택, 그리고 편리한 쇼핑경험을 11번가 고객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이제 11번가 고객들은 국가와 언어 등의 장벽 없이 편리하게 아마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데다 11번가 플랫폼이 시도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오픈을 계기로 국내 해외직구 시장의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호 11번가 대표가 지난 25일 개최된 SK텔레콤 구독서비스 ‘우주’ 출시 간담회에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이상호 11번가 대표가 지난 25일 개최된 SK텔레콤 구독서비스 ‘우주’ 출시 간담회에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11번가

이번에 11번가가 내놓은 아마존과 해외직구 서비스는 기존 이커머스와 차별화되는 파격행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단적으로 수만가지 품목의 방대한 제품을 국내에서도 주문할 수 있다는 점과 무료배송을 과감하게 도입해 다른 경쟁업체들이 감히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11번가가 꺼내든 무료배송이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부분 해외직구 배송비가 최소 1만원 이상으로 비싼 축에 속해 있어 수익을 내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 무료배송 카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1번가 생각은 다르다. 무료 배송이란 카드를 꺼낸 것은 미래를 내다본 투자이며, 해볼 것을 각오하고 뛰어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11번가 관계자는 “당장은 손해가 날 수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마존에 열광하는 직구 단골 고객을 우리가 먼저 나서 확보한다면 훨씬 더 얻는 것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사 플랫폼에서 꾸준히 해외직구 고객을 유치하고 이를 국내 쇼핑까지 연결하겠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파격적이고 혁신행보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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