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 재난지원금 효과 ‘쏠쏠’…지난해 5월 ‘소형가전·육류·양곡’ 매출 1.8~5배 늘어
CU, 밥상물가 겨냥한 생필품 ‘초특가’ 전략 적중…라면 380원 ·즉석밥 990원 효과↑
세븐일레븐 역시 ‘재난지원금’ 덕분 ‘생필품·장보기’ 관련 상품 판매율 급증

국내 주요 편의점 업계 CG.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요 편의점 업계 CG.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정부는 추석 이전 1인당 25만원의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 을 전 국민의 88%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민지원금 사용처 가운데 하나인 편의점업계는 국민지원금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판촉에 분주하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U, GS리테일 등 편의점 업계가 최근  초저가 전략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대형 할인마트 못지 않은 근거리 쇼핑 핫플레이스로 부상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 국민 88%가 국민지원금을 받는다. 사용처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세부 시행 계획안은 이달 중순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재난지원금 CG./사진=연합뉴스
재난지원금 CG./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지급한 긴급재난지원금과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발표한데 따라 1차 재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동네마트, 식당, 편의점 등은 포함되는 반면 대형마트, 백화점, 온라인몰 등은 사용이 제한된다.

다만 편의점 업계는 아직 사용처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정부 발표를 지켜보면서 판촉행사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업계가 국민지원금 지급을 노린 마케팅을 강화한 이유는 지난해 5~6월 1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이후 편의점 주요 상품인 생필품 매출이 급성장하는 등 쏠쏠한 재미를 봤기 때문이다. 평소 편의점에서 잘 안 사는 이어폰 등 소형가전, 소형 완구, 와인 등 고가상품 실적도 많이 올랐다.

GS25의 경우 지난해 5월13일~6월10일까지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소형가전(446.3%), 육류(238.2%), 양곡(83.2%) 매출이 1.8배~5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CU에선 지난해 5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있는 제로페이, 코나카드 매출이 8배 급증했다. 특히 와인 매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월 대비 777.1% 상승해 가장 높은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이 외에도 두부, 밀가루 등 식재료(738.3%) 조미료류(723.6%) 매출도 8배 넘게 상승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13일부터 17일까지 5일 간 매출을 전주(5/6~10) 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상품을 중심으로 판매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상품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해당 기간 면도기와 남성화장품은 각각 45.2%, 48.1%로 미출이 크게 늘었다. 아이스크림 카테고리에서도 전체적으로 11.3% 증가했는데 고급 아이스크림(나뚜루, 하겐다즈 등) 매출은 21.6% 급증한 반면, 일반 저가형 아이스크림은 9.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존 인식을 깬 편의점표 '초저가 전략'도 재난지원금을 손에 쥔 소비자를 공략하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다. 편의점들의 매출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소량, 근거리 소비 확산에 맞춘 초저가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 6월 유통업체 매출자료를 살펴보면 편의점 매출비중은 전체의 17.3%로 백화점(16.3%)과 대형마트(15.1%)를 이미 넘어섰다.

지난 4월 BGF리테일이 통합 PB브랜드인  ‘헤이루(HEYROO)’를 론칭해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즉석밥을 선보인 바 있다./사진=BGF리테일
지난 4월 BGF리테일이 통합 PB브랜드인 ‘헤이루(HEYROO)’를 론칭해 대형마트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라면과 즉석밥을 선보인 바 있다./사진=BGF리테일

초저가 전략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CU다.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380원 짜리 라면을 선보이며 초저가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 라면은 출시 초기 신라면, 짜파게티를 제치고 CU 봉지면 매출 1위를 차지했다. CU가 선보인 990원 즉석밥도 CJ햇반에 이어 즉석밥 판매량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식품업체인 오뚜기와 CJ제일제당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대비 최대 50% 가량 저렴한 데다 1인 가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라 파 등 야채 역시 유통구조를 축소해 중간마진을 낮춰 마트대비 25~55% 가량 저렴하게 판매했다. 그 결과 CU의 올 2분기 채소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5.2% 증가했다. 편의점은 비싸다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높은 할인율로 박리다매 전략을 펼친 것이 적중한 셈이다.

이밖에도 아이스크림 10개 이상 구매시 개당 400원에 판매하는 등 적극적인 할인 마케팅도 펼쳤다. 앞서 지난 2일 시작한 자사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한 대용량 생필품 판매도 수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지급될 국민지원금 지급에 대비해 지난해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시기와 마찬가지로 수요가 높았던 상품들을 위주로 할인 프로모션 행사도 검토 중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업계는 장바구니 물가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을 낮추고자 다양한 알뜰 마케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며 “곧 5차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편의점 장보기 수요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관련 행사를 더욱 활성화 해 서민 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GS25가 이달 16일까지 진행하는 도시락 전품목 대상 60% 할인 행사./사진=GS리테일
GS25가 이달 16일까지 진행하는 도시락 전품목 대상 60% 할인 행사./사진=GS리테일

GS25도  이번 한 달간 ‘생활물가 안정 행사’를 통해 라면, 빵, 아이스크림, 즉석 먹거리, 농축수산물 등 100개 품목을 대상으로 1+1, 2+1, 특가로 판매한다.

또한 이달 16일까지 도시락 전품목 60% 할인행사도 진행한다. 이 기간 도시락을 구매할 때 GS25 전용 앱 ‘더팝’ 내 할인 QR코드를 우선 제시하고 농협NH카드(채움)로 결제한 고객은 누구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외에도 GS25는 KB국민카드(일부카드 제외)와 BC카드(일부카드 제외)로 결제하면 추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오는 16일부터는 신선 채소, 과일 30여종을 전국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프레시위크'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마트기기나 소형 가전 상품 등 추석선물과 연계한 행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GS25 관계자는 “기존 재난지원금을 통해 구매한 상품 종류를 분석한 결과 스마트기기나 소형 가전 구매율이 높았다”며 “추석선물로 가전제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이딸라도시락’./사진=코리아세븐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이딸라도시락’./사진=코리아세븐

한편 세븐일레븐은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편의점 도시락 수요가 증가하면서 일반 편의점 도시락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인 2200원짜리 도시락 ‘이딸라 도시락’을 내놨다. 백미밥과 비엔나 소시지, 볶음김치로만 간단하게 구성돼 단품으로 먹거나 컵라면, 국, 즉석식품 등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조합해 먹을 수 있도록 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심리적 경제 부담이 줄어든 탓에 편의점에서 판매된  제품수요가 아주 크진 않지만 상당부분 소비가 몰리면서 생필품 판매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국민지원금 역시 편의점에서 사용이 가능한 만큼 기본적으로 가맹점의 매출 향상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인 식료품 및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24 역시 봉지라면, 커피, 휴지 등 가정에서 자주 소비하는 40여 가지 상품을 ‘민생’이라는 이름을 붙여 초저가에 판매하고 있으며,   오는 9월까지는 다양한 금액대 와인, 칵테일에 대한 할인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국민지원금 지급시점에 맞춰 다양한 금액대의 와인과 칵테일을 할인가로 선보이고 샤인머스캣 할인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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