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및 시중은행 '비대면 주담대' 출시 및 추진 경쟁 치열
타 금융상품 비해 활성화 안된 비대면 주담대 시장, 새 경쟁력 될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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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집을 살 때 이용할 수 있는 주택담보상품 대출과정 및 절차가 현재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뿐 아니라 시중은행들까지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요서류 및 절차가 다소 복잡해 비대면이 어려웠던 주택담보대출은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화가 가능해지며 주담대 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 상품에 갖는 관심이 무척 높은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1일, 영업점 방문 없이 신청부터 실행까지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우리WON(원)주택대출'을 출시했다.

주택 구입, 대환대출(갈아타기) 등 자금 용도 구분 없이 신청할 수 있으며, 부부 공동명의거나 기존 대출이 있는 주택 등 권리 관계가 복잡한 경우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아파트가 아닌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주택구입자금은 최대 한도 5억원, 금리는 최저 연 2.74% 수준이다.

우리은행이 100%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수 있었던 배경은 절차의 간소화다. 기존 주담대 진행시 소유권 이전등기 등 영업점을 직접 찾아야 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전자등기 도입, 법무대리인의 등기절차 대신 진행 등으로 비대면화가 가능했다. 최근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통적 대면 업무의 비대면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우리은행 측 전략이 고스란히 담긴 상품인 셈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다르지 않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도 전면 비대면 주담대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상반기에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을 선보인 바 있다. 대출 신청과 서류 접수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대출 신청자가 본인명의 휴대전화 및 공동인증서만 있으면 모바일 앱을 통해 대출한도, 금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8월말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은 지난 7월말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비대면 주담대도 고객이 은행에 오지 않고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기에 모든 과정이 온라인 처리가 안 되더라도 궁극적으로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다"고 비대면 주담대 출시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법원 등 외부기관과 조율을 통해 등기업무가 비대면으로 가능하도록 전환하고, 대환대출 등에서 고객 권한을 위임받는 전자상환위임장 등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가계대출 올인원(All-in-One)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주담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가계대출 상품을 비대면화하는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 상품은 8월말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은행들의 변화는 시스템 개발을 통해 가능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주담대의 경우 준비해야 할 서류가 복잡했고, 꼼꼼하게 거쳐야 할 절차도 있어 비대면 서비스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인감증명서상 인감도장과 신청시 사용한 인감도장이 달라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일 등 작은 부분들도 허투루 넘어가선 안되기에 대면 서비스를 통한 꼼꼼한 점검 등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금융 비대면을 위한 노력 일환으로 전자등기와 전자상환위임장 등 시스템 구축, 법무법인이나 권리보험사 등을 통한 등기업무 외주 등 시스템 개발과 개선 등이 이뤄질 수 있었다. 이를 통해 고객들은 더 편하게 주담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주담대는 타 금융상품들과 비교해 규모면에서 큰 시장이지만 비대면화에선 경쟁력이 있다는 점도 시중은행들의 도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신용대출, 예·적금, 펀드 등 상품의 경우는 이미 비대면 시스템이 대중화돼 있다.

그러나 주담대의 경우는 아직 비대면 판매 비중이 5% 이하에 머물고 있다. 비대면의 비활성화에 비해 규모는 크다. 한국은행 통계상 6월말 기준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전세대출을 포함해 752조 2000억원으로, 이는 신용대출잔액(227조 3000억원)을 2배 넘게 앞선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앞다퉈 비대면 주담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아예 대면서비스를 해볼 기회가 없었던 인터넷은행들은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기존 금융사가 상상하지 못한 서비스'를 예고한카카오뱅크의 경우 어플리케이션상에서 고객이 신청부터 결과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도록 '전 과정 비대면 주담대'를 연말께 출시할 계획이다.

9월 출범하는 토스뱅크도 비대면 주담대를 준비 중이며, 케이뱅크 역시 아파트에 한정해 대환대출이 가능한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내놓은 데 이어 신규 주담대까지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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